말 많고 탈 많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20일 막을 내렸다. 우리 선수들은 좋은 성과를 내고 그 과정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많은 선수가 국민의 응원을 받았는데 그 중 쇼트트랙 남자 5000ｍ 계주 은메달리스트 곽윤기 선수가 두드러졌다. 그는 박장혁 이준서 황대헌과 팀을 이뤄 은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곽 선수는 유튜브채널 ‘꽉잡아윤기’를 운영하고 있다. 그가 은메달 시상식에서 BTS의 ‘다이너마이트’ 춤으로 수상 세리머니를 해 화제가 됐다.
스포츠게임 후 승자가 보여주는 의식적 행동인 세리머니는 성취감을 드러내며 관중에게는 자극적이면서 흥미로운 대상이 된다. 많은 국민이 꼽는 멋진 세리머니 중 하나가 ‘어퍼컷’이다. 이는 권투에서 상대편의 턱을 밑에서 위로 올려 치는 공격법으로 우리에게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세리머니로 각인돼 있다. 히딩크 감독이 오른손 주먹을 한 바퀴 돌린 후 불끈 쥐는 모습은 승리와 자신감을 떠올리게 한다.
중반으로 접어든 대선 공식 선거전에서 후보들의 세리모니가 논란이 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었던 지난 15일부터 ‘어퍼컷’ 세리머니를 연일 선보여 정치권 안팎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관심을 받으며 ‘응원단장 윤석열’이라는 별명도 따라붙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치보복’을 의미한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한 방송프로그램에 나와 “어퍼컷은 누구를 한 방 먹일 때 쓰는 동작”이라며 “누구를 먹인다는 그런 뜻 아니면 어떤 뜻이냐”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윤 후보의 어퍼컷이 인기를 끌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19일 전북 전주 유세부터 “코로나 째깐한 거 확 해불쳐 버리겠다”며 ‘발차기’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민주당 선대위는 코로나19를 날리는 ‘부스터 슛’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20일 자신의 홈그라운드인 수원 유세현장에서는 태권도복을 입고 송판을 격파하는 깜짝 퍼포먼스를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 후보의 발차기가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후보의 발차기를 따라했다며 비꼬았다. 허 후보도 “발차기는 내꺼”라고 주장했다.
각 후보 진영에서야 양보할 수 없는 기싸움이라 하겠으나 세리머니 공방의 수준이 한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어퍼컷’ 세리머니가 도발적이라면 ‘발차기’ 세리머니는 욕하면서 따라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역대급 비호감 선거인 이유가 또하나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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