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뉴스와 현장] 지역균형 감수성을 원한다 /정유선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주 대선후보 2차 TV 토론 때 흥미로운 질문이 나왔다. “SMR(소형모듈원전)은 전력수요가 많은 지역 인근에 짓는 게 효율적이다. 서울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데가 강남인데 그럼 강남에 짓는 것 동의하느냐”(정의당 심상정 후보)

“경제적으로 손실이 큰, 별로 도움 안 되는 사드를 지방에 배치하겠다고 했는데 어디 배치할 것인가” “원전을 추가 설치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건 또 어디에다 설치할 건가”(민주당 이재명 후보)

얼핏 보면 사드 추가 배치는 외교안보 이슈이고, 원전 추가 설치는 에너지 이슈다. 그러나 두 후보는 그 이면에 숨은 지역균형발전 논리로 전환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협공한 것이다. 수도권 방어를 위한 사드를 왜 지방에 추가 배치해야 하는지, 전력 수요가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수도권인데 왜 원전 밀집 지역은 부산 울산 경북 전남에 있어야 하는지, 왜 지역민은 그런 희생을 감당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두 후보는 어쩌면 탈원전을 백지화하려는 윤 후보의 원전 확대 정책을, 사드 추가 배치를 통한 국방력 강화를 반박하기 위해 지역균형 논리를 ‘이용’했을지도 모른다. 그 의도와 진정성을 차치하더라도, 모든 정책과 이슈 뒤에 숨어 있는 지역균형 문제의식을 발견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정책을 입안하거나 실행하는 전 과정에 ‘성인지적 감수성’이 필요한 것처럼 이제는 ‘지역균형 감수성’이 필요하다. 은연 중에 차별받고 있는 지역, ‘이등 국민’으로 살아가는 지역민을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는 민감성이 필요하다.

이번 20대 대선에서 지역 균형발전 이슈는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후보들은 지역 표심을 잡기 위해 가는 곳마다 지역발전 공약들을 앞다퉈 내놨지만 지역균형 감수성은 이와는 좀 다르다. 근본적으로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의지와 이해, 체화된 감수성이 없다면 후보들의 지역 공약은 시혜의 논리로 전락해 버리고, 중앙의 논리에 막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원전 지역이 떠안아야 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에 관한 후보들의 반응도 지역균형 감수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국제신문의 질문에 “신속히 (영구처리시설)부지 확보에 나서고 지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몇년간 찾지 못한 부지를 어떻게 찾겠다는 것인지 지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앞서 여당의 부산시장 후보였던 김영춘 전 의원은 원전 거리에 따른 전기요금 차등제를 입법화할 정도였는데 이번엔 당이 역주행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희박해 보인다. 그는 언론을 통해 “당분간 원전 부지 내에 임시 저장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 간담회에선 “기술의 진전과 함께 핵폐기물 처리장을 허용하는 지역에는 상당한 경제적 보상을 함께 해줘서 그걸 만들어내야 하지 않겠나”며 안일한 답변을 내놨다.

대선후보 TV토론에서는 이러한 주요한 쟁점이 다뤄지지도 않고 있다. 나아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로막는 최대 현안인 지방소멸에 대한 후보들의 치열한 논쟁을 유권자들은 들을 수가 없었다. 주요 4당 후보들이 선관위에 제출한 10대 공약 가운데 지역균형발전이 포함된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유일했다. 윤 후보는 뒤늦게 선거공보물 10대 공약에 지역 균형발전을 끼워넣었다.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의 경우 일찌감치 지자체의 재정재량권을 전면 확대하는 ‘재정연방제’ 도입 등 획기적인 지역균형발전 공약을 내놓았지만 4당 후보에 밀려 조명받지 못했다.

이제 3주 가량 남은 대선 기간 모든 관심이 단일화 성사 여부에 쏠리겠지만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이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지금이라도 어떻게 지역을 살리고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의 발전 동력을 찾을지 후보들이 치열하게 논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온천천 곳곳에 균열... 동래구 "대심도 공사 영향"
  2. 2보신탕의 종말?…개고기 비슷한 이것 가격 급등 무슨 일?
  3. 3테슬라, 가격 인하 약발 통했다…중국서 전기차 판매 전월보다 18%↑
  4. 4민주당, 6년만에 대규모 '장외투쟁'…국민의힘 "방탄 올인" 비판
  5. 5체감온도 무려 영하 77도?…북미 대륙에 무슨 일이?
  6. 6서울 곳곳 10만 몰려...이태원참사 100일집회 불허에도 강행
  7. 7“테슬라 상폐” 트윗 무죄…美 배심원단, 머스크 손 들어줘
  8. 8애주가들 '한숨'…맥주·소주·막걸리도 줄줄이 오른다
  9. 9입춘인 오늘 낮 최고 6~9도...내일 정월대보름 달 뜨는 시간 공개
  10. 10안전하다면 왜 수도권에 원전·방폐장을 못 짓나
  1. 1민주당, 6년만에 대규모 '장외투쟁'…국민의힘 "방탄 올인" 비판
  2. 2김기현, 나경원 자택 찾아 "힘 합치자" SOS…羅 "역할 숙고"
  3. 3민주 장외투쟁에 국힘 당권주자들 "대선불복 사법불복 접어라"
  4. 4오늘 민주당원 수천 숭례문 장외투쟁...박근혜 퇴진 이후 7년만
  5. 5다급해진 친윤의 安 때리기…장제원은 역풍 우려 몸 낮추기
  6. 6안철수 "윤핵관 지휘자 장제원" 직격
  7. 7尹 지지율 설 전보다 더 하락...긍정 부정 평가 이유 '외교'
  8. 8"지역구 민원 해결해달라" 성토장으로 변질된 시정 업무보고
  9. 9“지방분권 개헌…재원·과세자주권 보장해야”
  10. 10황성환 부산제2항운병원장, 부산중·고교 총동창회장 취임
  1. 1보신탕의 종말?…개고기 비슷한 이것 가격 급등 무슨 일?
  2. 2테슬라, 가격 인하 약발 통했다…중국서 전기차 판매 전월보다 18%↑
  3. 3애주가들 '한숨'…맥주·소주·막걸리도 줄줄이 오른다
  4. 4지난 밤 네이버 카페 원인미상 오류...이용자 50분 넘게 '허둥지둥'
  5. 5[단독] 한수원 '고리원전 건식저장시설' 내주 처리…7일 이사회
  6. 6[영상]스타트업 창업, 그 시작에 대한 이야기
  7. 7세계 식량 가격 10개월째 ↓...고기 소비↓, 유제품 설탕 생산↑
  8. 81053회 로또 1등 '22, 26, 29, 30, 34, 45' …당첨금은 얼마?
  9. 9에너지공단, '공공주도 해상풍력 개발' 참여 지자체 공모
  10. 10남천자이, 선착순 현장 북적… 반전 나오나
  1. 1온천천 곳곳에 균열... 동래구 "대심도 공사 영향"
  2. 2서울 곳곳 10만 몰려...이태원참사 100일집회 불허에도 강행
  3. 3입춘인 오늘 낮 최고 6~9도...내일 정월대보름 달 뜨는 시간 공개
  4. 4안전하다면 왜 수도권에 원전·방폐장을 못 짓나
  5. 5부산 대연동 재개발구역 화재로 산불…작업자 1명 경상
  6. 6이태원유족, 서울광장서 참사 100일 추모제…분향소 기습 설치
  7. 7해운대 다세대주택 전기장판 화재…거주자 1명 연기흡입
  8. 8중국발 단기체류 외국인 입국 후 PCR 의무 이후 첫 확진 0명
  9. 9백신피해 리포트 시즌2 <3>“이제 힘내 싸워보려 합니다”
  10. 10부산 기장군 일광 야산에 불…논·임야 6천㎡ 피해
  1. 1국내엔 자리 없다…강리호 모든 구단과 계약 불발
  2. 2맨유 트로피 가뭄 탈출 기회…상대는 ‘사우디 파워’ 뉴캐슬
  3. 3WBC에 진심인 일본…빅리거 조기 합류 위해 보험금 불사
  4. 4‘셀틱에 녹아드는 중’ 오현규 홈 데뷔전
  5. 5한국 테니스팀, 2년 연속 국가대항전 16강 도전
  6. 6새 안방마님 유강남의 자신감 “몸 상태 너무 좋아요”
  7. 7꼭두새벽 배웅 나온 팬들 “올해는 꼭 가을야구 가자”
  8. 8새로 온 선수만 8명…서튼의 목표는 ‘원팀’
  9. 9유럽축구 이적시장 쩐의 전쟁…첼시 4400억 썼다
  10. 10오일머니 등에 업은 아시안투어, LIV 스타 총출동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불어 살며 지켜가야 할 피란수도 부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낙동강 녹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표류하는 가덕신공항
기고 [전체보기]
수산자원, 잘 이용하고 관리해야
새 단계로 진입한 중국 방역
기자수첩 [전체보기]
학교 신축 공기지연, 노조 탓만 할 수 있나요?
김해시장, 소통행정 이후가 중요하다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국은 여기까지다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문화자산을 물려받는다는 것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먼저 온 미래’ 영도에서 2030 부산 해법 찾기
‘부산’이라는 아이 어떻게 키우겠습니까
도청도설 [전체보기]
남천삼익비치
반도체 한파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너무나 완벽한 음식 식해
여러분 모두 미식가 되세요!
사설 [전체보기]
부산서 내딛는 탄소중립 소중한 발걸음
부산형 명문고, 공공기관 유치 해법 맞나
세상읽기 [전체보기]
부산진 수상비행장을 아세요?
자동차산업, 정의로운 산업전환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수평선을 바라보며 동백꽃을 사랑하며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신정과 설날 사이의 단상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다시 블랙리스트
정치인의 언어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근고지영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새해엔 선거개혁 위한 결단 기대한다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이태원 연가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노엘합창단
절대음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풍곡 성재휴의 ‘배암 나와라’
석촌 윤용구의 ‘노근란’
CEO 칼럼 [전체보기]
초고령 선진국에 걸맞은 변화
자율주행의 위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