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11월 초, 우리나라 대부분 언론매체가 국토교통부 제공 자료 하나를 인용해 크게 보도한 기사가 있다. 그 해 10월 30일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대한민국 자동차 등록대수가 처음으로 2000만 대를 돌파했다는 내용이었다. 해방되던 해인 1945년 7000여 대에 불과했던 등록 자동차가 70여 년 만에 2800배 늘어났으니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경제성장 덕분에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 증가 속도는 무척 가팔랐다. 50만 대를 기록한 때는 1980년이었고, 5년 만인 1985년 100만 대를 넘어섰다. 500만 대가 등록된 때는 1992년이며, 1000만대의 벽은 1997년에 깨졌다. 반면 2010년대 이후에는 저성장 기조에다 웬만한 가정이 자동차를 보유하게 되면서 증가 속도가 느려졌다. 2021년 12월 말 현재 자동차 등록대수는 2491만1101대로 2020년보다 2.2% 늘어났다. 자동차 1대당 인구는 2.07명이다.
이처럼 자동차가 생활필수품이 되다 보니 이제는 ‘모양보다 질’을 따지는 시대가 됐다. 자동차를 고를 때 얼마나 친환경적인 기능을 갖추고 있는지를 살피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런 흐름은 수치로도 확연히 나타난다. 사용 연료별 등록차를 살펴보면 지난해 친환경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는 115만9087대로 전년(82만329대) 대비 41.3% 증가했다. 부산에 등록된 친환경차는 7만2072대로 2020년(4만5185대)보다 2만6887대 늘었다. 특히 전기차는 1만2375대로 전년(5355대) 대비 증가율이 무려 131.1%에 이르렀다.
그러나 부산은 전기차 증가 속도에 비해 충전시설이 부족한 점이 큰 문제다. 지난해 9월 말을 기준으로 할 때 부산의 급속충전기 1대 당 전기차 수는 29.4대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는 앞으로 전기차 보급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만큼 개선이 시급한 사안이다.
때마침 부산시는 지난달 28일부터 전기차 충전시설 확대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이나 주차면수가 50면 이상인 공공기관 및 다중시설에도 전기 충전시설이 가동된다. 신축 아파트는 총 주차면수의 5%, 기존 아파트는 2% 이상 규모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야 한다.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하더라도 진전이라 하겠다. 언제 어디서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다면 전기차 보급은 더 빨라질 수 있다. 이건 저탄소 도시 구축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