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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더딘 부산항 디지털 전환, 경쟁력 이면도 살펴야

시간·비용 줄이는 항만 자동화 대세…정부, 인력 감축 문제 해결책 ‘하세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2-01-09 19:49:04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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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항만·물류산업의 자동화·디지털 전환 속도가 늦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물류산업 보고서를 통해 지역 물류업계는 5인 미만 개인 사업체 비율이 81%에 달할 정도로 영세하고 디지털 전환 역량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물류산업의 핵심 기반인 항만은 자동화 항만 등 디지털 전환 역량이 주요 물류 선진국 항만보다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항만 자동화는 모든 기계·제어 기능을 디지털화해 해상운송 계획, 하역, 항만내 이동 등 작업들이 실시간으로 처리되는 것을 말한다. 이의 가장 큰 이점은 생산성과 안전성이다. 안벽크레인, 야드크레인, 무인운송장비(AGV) 등이 사람의 개입 없이 작동되고 빅데이터 기반으로 운영돼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사고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더해진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독일 함부르크항 등 세계 주요선진 항만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완전 무인자동화 터미널을 구축했다고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평가했다. 이에 비해 부산신항은 서측 2-5단계, 2-6단계 터미널을 완전 무인자동화 항만으로 조성할 계획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게 노동자 문제다. 내년 7월 개장 예정인 2-5단계에는 사람이 타서 물건을 운반하는 반자동화 시설인 ‘스트래들케리어’를 사용하기로 했으나 최근 운영사가 AGV 도입을 검토하면서 부산항운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6단계부터 AGV를 도입해 완전자동화 항만을 만들 계획이었다. 물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동화 시설은 하루라도 빨리 도입하는 게 맞다. 인력 재교육, 재배치 문제가 우선 해결된다는 전제에서다. 항만자동화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해수부가 2018년 부산신항 신규터미널에 자동화시스템 도입 방침을 밝히면서 항운노조의 반발을 샀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동화와 일자리 문제의 조화”를 강조한 후 해수부를 중심으로 노·사·정 협의체가 결성됐으나 이후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항운노조 측은 2-5단계의 항만 부분자동화에 맞춰 ‘스트래들케리어’ 작동 교육을 받고 있는 데 갑작스럽게 변경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세계 최초 자동화 항만인 로테르담항도 노조의 반발이 심했으나 자동화 도입의 당위성에 노사가 공감했다. 이에 로테르담 항만공사와 터미널 운영사들은 공동기금을 조성해 기존 인력을 재교육시켰다고 한다. 터미널이 완전 무인자동화로 운영돼도 안벽크레인을 리모컨으로 조정하는 업무, 총괄 모니터, AGV 수리 등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부산항을 스마트 항만으로 바꾸겠다는 비전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인력 문제와 기술개발 등 가장 시급한 현안에 답을 내놓아야 한다. 해수부가 항만일자리 논란이 촉발됐던 2018년 이후 무엇을 했는지 한심하다. 항운노조도 반발만 할 것이 아니라 자동화에 맞는 기술 습득 등 대안 마련을 위해 정부와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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