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거론되는 한진컨테이너야적장(CY) 부지(5만4480㎡)가 준공업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돼 주거·업무·상업 복합단지로 개발된다. 지난 15일 부산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한진CY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이 통과됐다. 심의 통과를 두고 논란이 많다. 부산 지역에서 처음으로 사전협상제를 적용한 도시계획 변경 사례여서 향후 관련 사안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여서다.
논란의 핵심은 공공기여다. 사전협상제는 민간사업자가 5000㎡ 이상 토지에 대한 개발계획을 제출하면 지자체와 수용 여부를 협상하는 제도인데,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 공공기여라는 얘기다. 한진CY 지주인 (주)삼미D&C는 공동주택 6동과 업무·생활숙박·문화·판매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용도를 변경하는 조건으로 2200억 원의 공공기여금과 490억 원의 기반시설 조성비용을 대기로 했다. 공공기여금의 70%는 창업시설인 ‘유니콘타워 센텀’ 건립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시에 현금으로 기부한다. 시는 한진CY 부지 개발의 공공기여금을 ‘용도변경 시점의 지가 상승분 이내’로 규정된 법적 기준을 적용해 산출했다며 이를 사전협상제의 성과로 내세운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민간사업자에게 공동주택 건립을 허용함으로써 막대한 개발이익을 안겨줄 것”이라며 특혜 의혹을 제기한다. 한진CY 인근 센텀시티, 해운대 연안의 엘시티 등 선례가 그 의혹을 뒷받침한다.
한진CY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이 도시건축공동위를 통과했지만, 한진CY 공공기여의 적정 여부를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앞으로 사전협상제가 적용될 다른 민간사업지의 모델이 되기 때문이다. 기장군 한국유리와 사하구 한진중공업 부지가 사전협상제 대상으로 선정됐고, 남구 부산외대 부지 등 7곳이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한국유리의 지주 (주)동일은 현재 공업지역인 부지 용도를 준주거, 상업지역, 자연녹지로 바꿔 아파트와 문화·관광시설 등을 건립하려 한다. 부지가 기장 해안의 경승지에 있어 지구단위계획 심의 결과에 따라 특혜 논란이 불거질 공산이 크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영개발 참여 포기 입장을 밝힌 부산외대 부지 등 다른 민간사업지도 마찬가지다.
특혜 논란을 면하려면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공공기여를 확보해야 한다. 법적 기준을 따랐으니 소임을 다했다며 발을 빼고 물러나선 안 된다. 성남 대장동 개발의 공공성 확보 문제가 대선 정국의 최대 이슈로 제기된 상황이 아닌가. 서울시는 용도를 변경해주는 대신 부지의 40%가량을 기부토록 하는 한편 사전협상제도 개선 용역을 실시했다고 한다. 부산시도 민간사업지 개발에서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보완책을 강구하길 바란다. 그렇게 불로소득을 최대한 환수해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그게 작금의 민심이 바라는 공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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