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과 영화 ‘기생충’에 이어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2021년 그야말로 세계적인 한류 신드롬을 일으켰다. 방영 이후 SNS와 언론의 관심을 받으며 작품뿐만 아니라 배우 의상 게임 등이 모두 핫이슈가 되며, 기존 기록을 갈아치웠다.

오징어게임 이전부터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류스타 외모를 동경, 우리나라에 성형수술을 하러 오는 외국인이 많았다. 이른바 ‘한국성형관광’ 붐이 일었다. 이는 한국의 성형 의료가 뛰어난 이유도 있지만, 여러 매체 영향에 따른 K-뷰티 물결로 인해 한국 성형외과의 이미지가 좋아진 것 또한 사실이었다. 우리나라를 ‘성형공화국’이라 폄하하며 성형관광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도 있지만, 외국인의 의료관광은 앞선 우리의 의료기술력을 인정받는 현상으로 오징어게임처럼 우리나라 보건의료업의 중요한 콘텐츠이자 코로나 이후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외국에서 성형하러 오는 외국인 환자가 많았고, 성형을 배우러 오는 외국인 의사도 다수였다. 필자가 수술한 환자는 대부분 한국 의료계의 위생적인 환경과 관리, 체계적이고 안전한 수술 시스템과 결과에 매우 만족해하며 한국에 대한 인상을 좋게 가졌다. 본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소식을 전하거나 다른 환자를 소개하는 경우도 있어 외국인 성형관광에 관한 전망이 매우 긍정적이었다.

성형하러 온 외국인 환자의 국적은 다양했다.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거리가 먼 나라 국적인 경우에는 국내에 1년 이상 장기체류하는 외국인이 대부분이었고, 일본 태국 베트남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비교적 거리가 가까운 곳에서 온 이들은 성형만을 목적으로 입국했는데, 그중 중국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국성형미용협회에 따르면 중국성형산업 시장규모는 연평균 29%의 성장률을 보인다고 한다.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미용성형시장이 큰 나라이며, 앞으로도 그 규모는 계속 커질 전망이다. 그런데 중국 내부에서는 급증하는 미용성형 수요와 더불어 무면허 클리닉이 우후죽순 생겨나 부작용 발생도 빈번해 연간 4만 건이 넘는 의료사고가 발생, 중국 내 성형외과에 대한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인 듯하다. 그래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신뢰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정보와 후기 등을 공유하는 모바일 인터넷미용성형서비스 전문 앱(신양 겅메이 소영 위에메이 메이얼베이 메이다이라 등)을 통한 성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

미용성형앱은 중국 내 성형외과의 불법 영업 등 정식 허가 여부와 성형의료기술에 대한 불신, 의료기관에 대한 정보 부족, 지역 간 의료서비스 불균형 등을 해소하고 광범위한 지역에서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 등으로 젊은층의 선호도가 높다. 중국은 땅이 넓어 지역 간 격차가 크기 때문에 성형 소비자가 중국 내에서 성형수술을 하면 베이징과 상하이와 같은 주요 도시를 선호하며, 해외에서 성형할 경우에는 한국을 최선호 지역으로 꼽는다고 한다.

중국을 비롯한 여러 아세안 국가는 자국 내 미용성형 수요가 점점 높아지고, 한국 성형의료 시장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도 또한 높아 우리에겐 매력적인 시장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가 당장 끝나지는 않겠지만 정부와 의료계가 힘을 합쳐 코로나 이후를 미리 준비한다면 침체된 성형관광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시장 환경 변화에 발맞춰 모바일 인터넷을 기반으로 어디서든 접근 가능한 한국미용성형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하고, 언론을 비롯한 SNS, 유튜브 등 다양한 글로벌 플랫폼이 홍보함으로써 해외 소비자가 한국 성형외과에 관한 정보와 의료서비스를 직접 비교 선택할 수 있도록 해외 환자 유치 채널을 다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건강한 의료관광문화를 조성하고자 안전성에 기반을 둔 의료 행위와 수술 후 관리가 연계될 수 있는 의료관광 전문관리업체 양성 또한 필수적인 사항이다. 미용 성형수술에만 국한하지 않고 한국의 앞선 의료 전체 기술을 적극적으로 현지에 홍보하고,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간다면 코로나 이후 시대에 외국인의 의료관광이 활성화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오징어게임과 같은 문화콘텐츠 열풍처럼 다시 한번 의료계에도 한류 의료관광붐이 일어 코로나 시국 종식과 함께 침체된 경기에 도움을 주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파라디아 성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