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페이스 X의 크루 드래곤호는 사상 최초로 민간인 4명만이 탑승한 채 3일간의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민간 우주기업인 블루오리진, 버진 갤럭틱 등과 함께 우주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처럼 과거 정부 주도의 올드 스페이스(Old Space)에서 벗어나 민간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도래했다.

인공위성 하나를 우주 궤도에 발사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고 성공 가능성도 장담할 수 없어 지금까지 우주는 정부가 주도하는 공적 영역이었다. 하지만 우주기술의 발달로 위성체의 부품도 작아지고 저가로 대량생산할 수 있다. 스페이스 X사의 발사체인 ‘팰컨9’처럼 최대 10회까지 재사용할 수 있다면 발사비용까지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어 뉴 스페이스 시대 전환이 가속화할 것이다.

뉴 스페이스와 해양경찰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뉴 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주 개발의 문턱이 낮아지게 되었고 소수 관계 부처만 참여할 수 있었던 인공위성 개발을 다른 기관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해양경찰이 인공위성 개발을 왜 해야 하는가?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지구의 70%인 바다를 어느 곳보다 쉽게 관측할 수 있어서다. 이미 미국과 일본은 인공위성으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업무에 활용한다. 인공위성을 활용하면 함정과 항공기가 출동하지 않더라도 먼바다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신속히 인식할 수 있다.

해양경찰도 우주를 새로운 임무 공간으로 개척하고 인공위성을 활용하는 미래 목적형 경비 체계 구축에 나섰다. 미래 목적형 경비 체계의 핵심 자산인 인공위성사업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해 국방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2022년부터 착수한다. 2025년에는 해양경찰 최초의 인공위성이 우주로 발사될 것이다.

해양경찰이 인공위성을 발사한다는 것은 그 의미가 크다. 바다에서 우주까지 관할해 해양이 3차원 공간적 개념으로 바뀌는 것이다. 궤도에 따라 전 세계 어디든지 볼 수 있다. 그만큼 활동 반경이 넓어진다.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을 넘어 주요 해상 교통로인 중동 호르무즈 해협이 있는 3000해리까지 확장할 수 있다.

수동적인 감시 체계에서 능동적인 경비 체계로 해양경찰의 임무 패러다임이 전환된다. 인공위성으로 독도 이어도 배타적경제수역(EEZ) 등 주요 해역을 사전에 관측하고 불법조업 외국 어선의 이동 경로를 분석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었지만 우주 경쟁이 본격화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서는 ‘바다를 넘어 우주로’ 범위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국민의 요구에 따라 해양경찰이 다양한 위성 탑재체를 개발하고 인공위성을 지속해서 발사해 국가 우주개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우주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해양경찰청장으로서 어깨가 더욱 무겁다. 하지만 우주로 끊임없는 도전을 계속하면서 국민의 가슴 속에 바다를 넘어 우주까지 관할하는 해양경찰의 모습이 그려지길 소망해 본다.

해양경찰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