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 표준국어대사전이 정의한 ‘청년’이다. 우리나라 청년의 역사는 짧다. 1896년 도쿄 유학생들의 잡지에서 처음 등장했고, 1898년 ‘청년애국회’ 사건 이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1903년 선교사 언드우드와 질레트가 주도해 서울에서 황성기독청년회라는 이름으로 YMCA가 탄생한 이후 사용되기 시작했다. 소년이나 장년이란 말밖에 없던 당시, ‘청년’이란 용어는 새로운 개념이었고, 우리나라 개화기에 가장 인기 있는 유행어였다.(강준만, 선샤인지식노트)
개화기에 이어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다시 ‘청년’이 각광받고 있다. 여야 후보들의 공약대로라면 대한민국은 내년 이후 그야말로 청년들의 세상이고, ‘청년 공화국’도 머지 않겠다 싶다.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2030 세대 표심 공략에 여야 모든 후보가 올인하고 있는 형국인데, 솔직히 진심은 모르겠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지난 5일 후보 직속기구인 ‘청년내각’을 출범시켰다. 청년내각은 공정교육부, 선진국방부, 안심주거부, 미래일자리부, 지속가능복지부 등으로 구성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청년 선대위’를 구성한 데 이어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18세 고교생을 발탁했다. ‘미래와 청년에 관한 전담부서’ 신설도 약속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선대위 산하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았고,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와 모든 정부 부처에 청년 보좌역을 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20대가 되면 청년 1인당 3000만 원의 기초자산을 국가가 지급하는 ‘청년기초자산제’ 도입을 공약했다. (홍)준표 형에 이어 (윤)석열이 형, (안)찰스 형 까지. ‘형(兄)’들도 총출동하고 있다.
새로움이자 활력이고, 역동적인 미래가 바로 청년이다. 1910년대,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고 이상적 국가를 건설하자고 할 때 으레 앞세운 말이 바로 청년이었듯이, 2021년 대한민국에서도 ‘표’ 때문이 아니라 진정 미래를 위한 ‘청년 소환’이길 바랄 뿐이다.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 국민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 우울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가 2030세대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오미크론 변이까지 겹치면서 ‘희망’이란 단어를 버거워하는 젊은 세대의 정신건강에도 위험신호가 켜졌다. 청년이 꿈을 잃은 사회에선 국가도, 미래도 없다.
김경국 선임기자 thrk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