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30대 요양보호사가 치매환자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80대 남성 치매환자가 보행보조기를 끌고 여성생활실로 가다 실랑이가 오가며 요양보호사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사건은 지난 9월 발생했지만 요양원은 한 달 넘게 이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다 내부자가 영상을 담아 공익제보를 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피해자 가족들은 코로나19 여파로 면회가 어렵다 보니 아버지의 근황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족들의 시설 방문이 제한되고 지자체도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하면서 시설 내 노인학대가 늘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대소변을 자주하면 귀찮다는 이유로 노인에게 물이나 간식, 식사를 제대로 주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노인요양병원 전 직원의 말로 미뤄 짐작이 된다. 실제로 노인인구 급증·가족구조 변화로 요양시설 입소가 증가하면서 시설 내에서 발생하는 노인학대가 크게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위탁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노인학대는 6259건으로 2015년(3818건)보다 64%나 늘어났다. 이 중에서 요양시설·요양병원 등에서 노인 학대로 판정된 사례는 2015년 542건에서 2020년 754건으로 많아졌다.
지자체·건강보호심사평가원 등 관련 기관에서 이들 시설을 매년 점검한다고 하지만 대부분 내부구조와 회계 같은 운영 실태를 살펴보는 데 그치고 인권침해 여부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설 내 학대는 종사자나 보호자가 신고해야 드러날 수 있어 학대 사실을 발견하기 쉽지 않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자료를 확보하기 어렵다. 현행법상 노인요양시설에는 CCTV를 설치할 의무가 없다. 일각에서는 CCTV를 이들 시설에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인권침해적 요소가 분명해 반론도 만만치 않다. 또한 폭력과 같은 물리적 학대는 감시할 수 있지만 정서적 학대까지는 확인하기 어려워 CCTV 설치가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노인환자 학대 피해를 가족의 신고에만 맡길 수 없는 만큼 이를 감시하고 고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진과 종사자들의 내부 공익신고 활성화가 필요하다. 인권교육을 강화하고 노인학대가 발생한 요양시설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마땅하다. 노인환자를 돌보는 요양보호시설 종사자들의 열악한 근무여건이 노인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노인복지법상에는 요양원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는 1명이 노인 2.5명, 치매전담 요양원에는 노인 2명을 담당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르신 30명을 혼자 돌봐야 하는 상황도 부지기수라고 한다. 근무 인력이 적고 처우도 열악하다 보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요양시설 내 노인학대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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