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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주 4일 근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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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대체 하루에 몇 시간 일하고, 일주일에 며칠 일해야 할까. 이 질문은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 이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삶을 구성하는 동전의 양면인 노동과 휴식의 비율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초기 영국 10세 미만 아동의 하루 노동 시간은 16시간으로 전해진다. 1802년 영국 하원의 노동현장 보고서에 따르면 6세가 되면 공장에 고용되고, 10세 미만 아이들은 오전 6~7시부터 다른 어른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일을 해야 했다. 노동 지옥이다. 절반 이상이 20세 이전에 숨졌다.

노동 아동 보호를 위한 세계 최초의 법안은 1833년 영국에서 제정된 ‘공장법’이다. 최초 논의부터 제정까지 30년이 넘게 걸렸으니 자본가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음이다. 공장법은 9세 미만 아동 노동을 금지하고 9~13세는 1일 8시간, 14~18세 청소년은 12시간 이하로 노동시간을 정했다. 제도 개선의 시발점이다. 그리고 실제로 노동환경 개선의 역사는 노동시간 줄이기의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19년 국제노동기구(ILO) 창립과 함께 주 48시간 노동이 국제기준으로 확립됐고, 1935년 주 40시간으로 줄었다. 우리나라는 1953년 48시간에 이어 1989년 주 44시간 근무제가 시행됐다. 그리고 2004년에 40시간,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돼 오늘에 이른다.

최근 주 4일 근무제 도입 논란이 뜨겁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대선공약으로 내세운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공약은 아니나, 논의 필요성은 공감한다”고 밝혀 논란이 확산됐다. 재계에서는 “시기상조”라며 견제구를 던졌고, 야당인 국민의힘도 발끈했다.

그럼에도 도입을 서두르는 나라가 적지않다. 아이슬란드와 스웨덴이 2015년 시범 도입을 했고, 올해 스페인과 일본이 제도 마련에 나섰다. 일자리 나누기와 워라밸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의 움직임도 빠르다. 미국 인사관리협회의 2019년 통계를 보면 미국의 전체 기업 중 주 4일제 기업 비율이 무려 27%에 달했다. 하루 8시간씩 5일 일할 것을 하루 10시간씩 4일에 함으로써 생산성 저하가 없었다.

우리도 무조건 금기시할 일만은 아니다. 2000년 전후 주 5일 근무제 도입 논란 때 마치 나라가 망할듯이 시끄러웠지만, 10여 년 후 우리는 경제 10위권 국가로 성장했다. 형평성 문제, 임금삭감 방지책 등 제반 과제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논의부터 시작해 지혜를 모아볼 일이다.

이승렬 논설위원 bung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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