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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격무 내몰린 보건 인력…위드 코로나 제대로 되겠나

휴직·사직 속출…극단적 선택도, 적정인력 의무화 법규 제정 시급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1-10-26 18:52:01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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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업무 담당 공무원의 피로도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코로나 이전보다 배 이상 늘어난 노동량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쇄도하는 민원전화까지 소화해야 해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휴직과 사직이 속출한다. 부산에선 최근 5개월 사이 두 건의 극단적 선택까지 발생했다. ‘위드 코로나’는 재택치료자의 증가로 업무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적신호가 발령된 일선 보건행정에 적신호가 또 울린다. 위드 코로나를 지탱할 보건 대책이 절실하다.

“민원전화가 하루 수십 통씩 쏟아지는데 심적인 압박감이 심하다. 고성과 폭언 탓에 평생 겪어보지 못한 이명 현상도 생겼다.” 부산의 한 보건소 직원의 하소연이다. 전국 모든 보건소 직원의 공통적 고난이기도 하다.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1~7월 구·군 보건소 직원은 월평균 44시간의 초과근무를 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25.4시간)보다 73.2%나 늘었다. 주말과 휴일도 반납해야 하고, 퇴근한 뒤에도 환자 발생 걱정에 마음을 놓지 못한다. 원인은 인력 부족이다. 현재 부산지역 보건소의 부족 인력은 547명에 이른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면 6개월~1년 단위의 순환근무가 필요한데, 인력 사정이 이러니 엄두조차 내기 힘들다.

위드 코로나는 더 심한 고난을 예고한다. 중증 환자가 아니면 재택치료를 하는 방향으로 방역 지침이 바뀌는 까닭에 보건소 업무는 가중될 수밖에 없다. 보건소만이 아니다. 병원에서도 “얼마나 많은 환자가 몰려들지 무섭다”는 비명이 터져나온다. 의료계에서 판단하는 간호사 1명이 감당할 수 있는 환자는 중증 기준으로 2.5명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 3배 이상의 환자를 맡긴다. 휴직과 사직, 극단적 선택을 야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행 의료법에도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가 12명으로 정해져 있지만, 처벌조항이 미비해 국내 병원의 30%가량이 지키지 않는다. 간호사들이 국민청원이란 마지막 선택을 한 건 그래서다. 그들은 중환자실 환자 2명당, 외상응급실 환자 1명당 간호사 1명을 최소 인력으로 요구한다. 적정 의료인력의 확보 없인 위드 코로나는 불가능하다. “코로나 방역의 둑”이라는 의료인이 무너지는데 어찌 위드 코로나가 가능하겠는가.

방역 당국은 “단계적 일상 회복 과정에서 보건소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해 필요인력이 지원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보건소에 모든 환자 관리를 맡기지 않고 동네 병·의원 등 민간 의료기관에 일부를 위탁하면서 건강보험 수가로 지원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민간 의료기관의 간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처지라 현실성 없는 공론에 그칠 공산이 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법정 간호인력을 고용하지 않아 적발된 의료기관이 7147곳에 달한다. 이는 코로나의 산물이 아니다. 그 이전부터 존재했던 의료위기의 불씨다. 그 고질적인 불씨를 제거하지 않고선 위드 코로나는 연착륙을 기대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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