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이재명 국감’ 관전기

대장동 의혹 공세 벼른 야, 무딘 질의 맹탕으로 끝나…도리어 역공 빌미마저 줘

진실 규명은 수사 당국 몫…끝없는 소모전 국민 불행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상대로 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가 지난주 모두 끝났다. ‘대장동 국감’ ‘이재명 국감’으로 불릴 정도로 국민 관심이 쏠린 이번 두 차례의 국감은 그러나 ‘맹탕’으로 막을 내렸다.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제기된 숱한 의혹 규명에는 다가서지 못한 채 소모적 정쟁에만 매달린 결과다. 의혹을 파헤쳐 이 후보의 민낯을 드러내겠다던 야권의 공세는 무디기만 했다. 이 후보 또한 핵심 쟁점에 대해 교묘하게 피해갔다. 결과적으로 그에게 해명의 판만 만들어줬다는 평가가 무리가 아니다. 오죽하면 이 후보가 국감 뒤 “가짜뉴스 곁가지들이 정리된 데 대해 여야 의원께 감사 드린다”는 말까지 했을까 싶다.

이 후보는 민주당 측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감을 받겠다며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야권이 공세를 잔뜩 벼르고 있는 마당에 굳이 국감에 나가 소모적 정쟁에 휘말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이처럼 이 후보가 정면으로 맞서겠다고 한 만큼 야권에 이번 국감은 더 없는 호기였다. 국감을 앞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또한 “(이 후보의) 행정 능력이라는 것도 사실상 얼마나 부족한 점이 많았고 무능했는지를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저격수들이 있기 때문에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까지 했다. 하지만 결과는 맹탕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질의는 고작해야 이미 제기된 의혹을 재탕하는 수준으로 실체적 진실에 다가서는 날카로운 질의는 없었다.

국민의힘은 그것도 모자라 헛발질까지 했다. 김용판 의원은 행안위 국감에서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조직폭력배 측에 특혜를 주고 돈을 받았다는 조직원의 주장과 함께 돈다발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조폭 연루설 근거로 제시한 돈다발 사진이 가짜라는 정황이 드러나는 등 되레 역공의 빌미마저 주고 말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김 의원이 서울경찰청장 출신이니 기본적인 팩트 체크는 했다고 생각했다”며 “어제 국감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송석준 의원이 국감장에 등장시킨 양의 탈을 쓴 불도그 인형은 또 어땠나. 이 후보를 ‘양두구육(羊頭狗肉)’에 비유하기 위한 소품이었다. 국감장에 특정 소품을 들고 나오는 것은 가끔 있는 일이다.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치기 위한 것이라면 나쁠 게 없다. 그러나 이 인형을 등장시켜 얻은 게 뭐 있나. 사안의 본질에는 접근하지 못한 채 국감 파행만 이끌었다. 국감을 코미디화 했다는 세간의 반응이 괜한 게 아니다.

이번 국감은 어차피 ‘이재명 국감’이었다. 국회의 국정 전반 감시라는 본래 취지를 무시하자는 게 아니다. 대선을 앞두고 여당 후보가 커다란 의혹에 휩싸여 있으니 모든 관심이 그곳에 쏠리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야권, 특히 국민의힘의 창은 한층 더 날카로워야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당내에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렸다. 그런데 그 결과를 고스란히 모아 집중 포화를 날려야 할 국감에서 정작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줬다. 저격수라고 나선 의원들 중 상당수는 초선이었고, 그것마저 제대로 원팀이 되지 못했다. 보좌관들이 준비해온 질문지를 읽어나가기에 바쁜 모습도 적지 않았다.

대장동 이슈가 제기된 지도 한 달 이상이 지났다. 국민의힘이 TF까지 꾸린 결과치고는 초라하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수사권이 없는 마당에 의혹의 핵심을 밝히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국감이 ‘이재명 씻김굿’이 됐다는 일각의 평가엔 뼈아프지 않을 수 없다. 최대한 양보해 더 할 수 없는 호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까지야 그렇다 치자. 그러나 적어도 엉뚱한 헛발질로 역공의 빌미를 주지는 말았어야 했다. 흔히 위기가 기회라고 하지만 되레 굴러온 기회를 걷어차며 위기로 내몬 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번 국감이 이 후보의 승리라고 할 수도 없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한 방이 없었던 게 아니라 오히려 국민의힘이 한 방 맞았다”고 자평했다. 이 후보가 선방했다지만 더 결정적인 것은 국민의힘의 헛발질 등 실점이 더 큰 요인이었다는 자평인 셈이다. 이 후보가 선방했다는 것 또한 민주당 평가일 뿐 국민의 평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번 국감에서 이 후보 또한 무딘 칼날을 교묘히 피해 갔을 뿐 의혹을 털어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국감’은 이렇게 끝났으나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창과 방패의 싸움은 더욱 가열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여야 공방이 적어도 이번 국감과 같은 식이라면 끝없는 소모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진실 규명은 수사 당국의 몫으로 남겠지만, 이를 지켜보는 국민에게는 불행이 아닐 수 없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2. 2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3. 3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4. 4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5. 5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6. 6“끝내 알 수 없었던 어머니 마음…그 알 수 없음이 인간이죠”
  7. 7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8. 8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9. 9“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10. 10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1. 1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2. 2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3. 3李 “집값 놀라울 정도로 하락…통계 제대로 알려야”
  4. 4정계 “지역언론 독립·공공성 훼손없게 계속 관심을”
  5. 5국힘 신임 부산행복연구원장에 오경은 전 구의원
  6. 6시의회 상임위 제한 폐지 논란일자 결국 심사 보류
  7. 7美 중간선거 시작, 우주서도 투표는 계속된다
  8. 8與주도로 조작기소 특검법안 법사위 상정…국힘 반발·퇴장
  9. 9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10. 10“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1. 1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2. 2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3. 3“부산 해양수도·북극항로 육성, 선원 역할 중요”
  4. 4한진칼 주식 더 사는 조원태…호반과 지분경쟁 2R
  5. 52050년 중간저장시설·2060년 영구시설…정부, 방폐물 관리 3차 계획안 여론 수렴
  6. 6[증시와이드] 불확실성 커진 증시…우량주 중심 냉정한 대응을
  7. 7석유류·공업제품값 ‘고공 행진’ 지속…부산 10월 물가상승 4개월만에 최고(종합)
  8. 8‘반도체 소부장’ 원익 공채에 1만2000명 몰려
  9. 9한양증권도 털렸다…고객·임직원 정보 일부 유출
  10. 10"가덕도신공항 올해 예산집행률 고작 0.03%…정상화 시급"
  1. 1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2. 2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3. 3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4. 4“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5. 5에코델타에 유치원·초·고교 추가 신설
  6. 6첫 공소청 수장 후보, 이정현·박철우·예세민 물망(종합)
  7. 7수능 ‘AI 안경 커닝’ 막는다지만…전문 탐지기 없어 실효성 의문(종합)
  8. 8해군 3600t급 디젤잠수함 ‘서희함’ 진수
  9. 9141개 시민단체도 노동계도 ‘국제신문 회생’ 인가 촉구
  10. 10면세유 23억 원어치 빼돌린 유통업자 집유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3. 3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4. 4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5. 5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6. 6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7. 7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8. 8[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9. 9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10. 10동의과학대학교,‘제1회 부산지역 전문대학 유학생 축구대회’ 준우승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등골 프로텍터
바이낸스 턴 북한 해커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제신문 정상화에 여야 한뜻…능인선원 결단하라
대통령 순방 정보 유출…국가 보안체계 전면 점검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일상으로의 초대
SNS라는 광장, 우리는 서로의 말을 듣고 있는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