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울산 경남이 탄소중립 연구를 위한 싱크탱크 설립을 추진 중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최근 시도지사 청와대 보고회에서 2년 내 국내 최초의 ‘탄소중립 종합기술원’을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탄소 포집 및 활용 저장기술(CCUS) 개발과 실증, 상용화와 산업화, 전문인력 양성 등이 목표다. 부울경에 지역별 분점 혹은 센터를 설치해 2030년엔 탄소중립 트라이앵글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관련 분야에서 가장 앞선 연구기관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다. 기술(대학) 필요성(산업) 의지(지자체)가 성공적으로 결합하면 부울경 메가시티의 이상이 실현됨과 동시에 환경보호, 신시장 개척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탄소 포집 및 활용 저장기술은 최근 떠오르는 연구기술 분야이다. 탄소 포집은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탄소를 바다나 땅속에 저장하거나 화학적 공정을 통해 고정시키는 기술이고, 포집한 탄소 덩어리를 재활용해 부가가치가 높은 물질로 전환하는 것이 활용 저장기술이다.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핵심기술인 셈이다. 이것이 상용화되기만 하면 역내 탄소배출량을 현격하게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이 기술의 전수나 탄소 거래를 통해 상당한 수익도 창출할 길이 열린다. 정부는 지난해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국책사업화 의지를 밝히면서 예산까지 배정했다. 이제는 이걸 누가 먼저 갖느냐의 대결이다.
부산의 산업은 알다시피 전통 제조업 중심이다. 항만과 해운 인프라도 전국 최대 규모다. 문제는 이것이 모두 탄소 배출에 취약한 구조라는 데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부산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특·광역시 중에서 인천 울산 서울에 이어 네번째로 많다. 세계 주요 항만도시와 비교하면 중국 톈진이나 상하이보다 상위에 랭크된다. 온실가스에 관한 글로벌 규제가 현실화되고, 30년 내 국가 탄소배출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정부 정책에 발 맞추려면 갈 길이 멀다. 가뜩이나 지역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인식이나 준비가 아직 미흡하다. 탄소 규제가 지역 산업계에 위기임은 분명하나 이를 역으로 활용하면 얼마든지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린 에너지 기술은 산업을 유지하는 데 요구되는 필요조건인 동시에 그 자체가 새로운 시장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얼마전 발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이나 타당성에 대해 논란이 있는 건 사실이다. 2030년까지 지금보다 탄소 배출을 40% 줄이고 2050년엔 완전히 제로로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산업계가 할당받은 감축량은 9년 내 15% 가까이 된다. 시기가 언제든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한다는 목표 자체는 돌이킬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자 대전제가 되었다. 부울경은 관련 기술과 함께 대규모 산단 같은 기술 검증에 필요한 테스트베드 인프라가 풍부하다. 부산시는 울산 경남과 힘을 모아 기술원 설립 계획을 보다 정밀하게 다듬고 정부 지원을 이끌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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