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의가 시작됐다. 정부는 올해 본예산보다 8.3% 늘어난 604조4000억 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코로나 위기로부터 일상과 민생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한 예산”이라고 했다. “지역 간 격차 해소에 중점을 뒀다”고도 했다. 하지만 정부 예산안을 보면 문 대통령의 말과 배치되는 내용이 적지 않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수정·보완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게 지역화폐 지원 예산이다. 정부는 이 예산을 내년도에 올해(1조522억 원)보다 77.2%나 줄인 2403억 원으로 편성했다. 지역화폐 지원 사업은 캐시백 등을 통해 소비 진작에 상당한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동백전의 경우 사용액의 25%가 신규 소비 창출로 이어졌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런 예산을 이처럼 대폭 축소했으니, 문 대통령의 ‘민생 회복’ ‘지역 간 격차 해소’ 발언이 의아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문제점을 인정하고 “예산이 증액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심의하겠다”고 했다. 허언에 그치지 않길 바란다. 부산시는 수산식품산업 클러스터 등 국비가 편성되지 않은 사업의 예산 추가 반영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산식품 연구와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 중인 수산식품산업 클러스터 건립은 지역 영세업체 혁신의 필수사업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부산·울산·경남 초광역 협력이 성공적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여 다른 권역으로 확산시키고, 새로운 국가균형발전 시대를 여는 열쇠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14일 문 대통령이 참석한 자리에서 이와 관련한 ‘초광역 협력 지원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도권 일극 체제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특단의 균형발전 전략이 모색돼야 한다고 본다”며 초광역 협력을 그 대안으로 지목했다. 이렇듯 메가시티(초광역도시) 조성은 현재 가장 유력한 균형발전 전략으로 부상한 상태다. 부울경은 동남권을 2040년 인구 1000만 명 규모의 ‘동북아 8대 메가시티’로 육성하기 위해 내년 초에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설립할 예정이다. 대전·충북·충남과 대구·경북, 광주·전남 등 다른 광역지자체들에게도 메가시티 조성이 화두다.
메가시티가 성공적 균형발전 전략으로 자리잡으려면 실질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장밋빛 구호에 머물러선 안 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역의 자기 주도적 발전이 가능한 여건을 조성하려면 그에 걸맞은 예산과 권한을 줘야 한다”고 했다. 예산과 권한 없는 특별지자체는 허수아비나 다름없다. 가뜩이나 정부의 미약한 재정분권이 균형발전의 주요 제약요인으로 거론되는 마당이 아닌가. 이런 지당한 주장이 수용되지 않는 현실이 바로 최대 장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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