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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고민 /김경국

이재명 ‘대장동’에 발목…대통령 면담으로 돌파?

수사 미진시 특검 불가피…주권자들, ‘그 분’ 알 권리

  •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  |   입력 : 2021-10-14 18:55:33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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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내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후보로 선출했다. 이재명 대선후보는 곧바로 국립대전현충원 방문을 시작으로 집권당 대선후보로서의 공식행보를 시작했다.

#이재명 후보 1차 시험대

그러나 출발부터가 불안하다. 후보가 됐지만 여전히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의혹’에 발목이 잡혀있고, 당 안팎으로부터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있다.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해 ‘원팀’으로 대선에 임하겠다는 이 후보의 구상은 시작부터 차질을 빚었다. 13일 당무회의에서 이재명 후보의 승리를 최종확정하고 나서야 우여곡절 끝에 이낙연 전 대표의 승복을 받아냈으나, ‘컨벤션 효과’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배임혐의로 구속될 수도 있다”고 까지 언급했던 이 전 대표 캠프 의원들과 지지층이 마음으로부터 승복한 것도 아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경선결과 효력중지 가처분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대장동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에 따라 갈등은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 일종의 휴화산이다.

이재명 지사의 압승으로 끝날 것 같았던 민주당 경선에 반전을 불러온 것은 국민·일반당원의 3차 선거인단 투표였다. 이 후보의 측근으로 인식돼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되는 등 ‘대장동 게이트’ 의혹이 이 후보쪽을 겨냥하기 시작하면서 실시된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28.30% 대 62.37%로 이 전 대표에게 완패했다. 3차 선거인단 투표는 23만 명 이상의 국민과 여당 당원이 참가했다. 민심으로 보지 않을 도리가 없다.

#문 대통령의 고민

문 대통령도 민심과 미래권력 사이에서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그동안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 “그걸 왜 청와대에 묻느냐”, “엄중하게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다”는 정도의 입장표명에 그치던 청와대가 후보 선출 직후 입장을 바꿨다. 문 대통령은 박경미 대변인을 통해 “검찰과 경찰이 적극 협력해서, 대장동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임기말 원만한 국정수행을 위해서는, 국민적 의혹이 들끓고 있는 사안인 만큼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 처벌이 불가피하다. 특히 대장동 사태는 이 정권의 아킬레스건이자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부동산과 관련된 문제다. 처리과정이 공정하지 못하거나 의혹을 남기면 국민적 공분을 사게 되고, 특별검사를 통한 재수사 요구가 불을 보듯 한 사안이다. 그런데 하필 의혹의 당사자가 집권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됐고, ‘미래권력’에 접근해있으니, ‘현재권력’의 입장은 난처할 수 밖에 없어보인다. 그래서 절충점을 찾은 듯하다. 이재명 후보 면담이다. 대통령이 집권당 후보를 면담한 과거 전례도 있다.

하지만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상태에서, 연루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자칫하면 ‘면죄부를 주라’는 수사의 가이드라인으로 읽혀질 수도 있다. 청와대가 이 후보의 면담 요청에 대해 “어떻게 할 지 협의할 것”이라고 밝힌 대목에서도 고민이 읽히고 있다. 안그래도 문 대통령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지시를 놓고 야권이 주장하는 특검에 선을 긋는 발언이라는 추측과 함께, ‘철저’ 보다는 ‘신속’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등의 해석이 나오고 있는 참이다.

#의심받는 검경의 수사의지

문 대통령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지만, 검찰과 경찰이 어느 정도 의지를 가지고 수사를 할 것인지는 장담하기 어려워보인다. 수사의 칼끝이 미래권력을 정조준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쯤 검찰과 경찰은 문 대통령의 수사지시에 대한 정확한 의중파악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검경의 수사에 대해 국민은 불신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의혹제기 2주 만에야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으나, ‘성역 없는 수사’ 의지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창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를 끝내 확보하지 못했으나, 경찰은 단 하루만에 찾아냈다. 성남시청이나 시의회에 대한 압수수색도 하지않고 있다. 경찰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화천대유의 수상한 자금흐름을 통보받았으나, 5개월 동안 방치해왔다.

이런 검경의 수사가 주권자들의 의문을 풀어줄 수 있을지는 두고볼 일이다. 향후 5년, 더 나아가 국운이 걸린 중차대한 시점에 대통령을 선택해야 하는 주권자들은, 김만배 씨가 얘기했다는 “천화동인 1호 절반은 그분 것”이라는 말 속의 ‘그 분’의 실체가 있는지, 있다면 누군지, 당연히 알 권리가 있다.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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