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열매를 보고 나무를 아는 것처럼 /이승렬

추석 연휴 본격 시작…밥상 민심 관심 불구, 중요한 건 가정 평화

상처 주는 언행보다 배려·위로 명절 되길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추석 연휴가 눈 앞이다. 며칠만이라도 무거운 마음의 짐들 내려 놓고, 소외된 이웃이나 친지가 없는지 살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이런 바람에도 불구하고, 차기 대통령선거 관련 ‘추석 밥상 민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선 이슈들이 ‘안주거리’가 되면 좋든 싫든 한 두 마디씩 거들기 마련이고, 자칫 부모 형제와의 감정 싸움으로 비화될 우려도 있다. 이런 불화를 피하는 최선의 방법은 역시 되도록 정치와 관련한 말을 삼가는 것이다. 하지만 모처럼 만난 가족끼리 입을 닫아버리면 서로가 난처해진다. 이럴 때 상처를 남기지 않고 대화를 하려면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지만, 정치 논쟁에서 ‘배려의 언어’만 골라 쓰기란 말처럼 쉽지 않음을 경험으로 안다.

따라서 약간의 명절 준비물이 필요하다. 챙겨야 할 ‘3대 준비물’은 ▷차분히 생각하기 ▷합리적 판단하기 ▷가르치거나 강요하지 않기다. 도움이 될 만한 동·서양의 경구들을 되새겨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선, 차분히 생각하기다. 판단에 앞서 거쳐야 하는 필수 과정이다. 허나 ‘정치의 계절’이랍시고 흥분하고 들뜬 상태로는 힘들다. 멈추고 안정을 취한 후 깊이 생각해야 얻을 수 있는 법이다. 유교 경전인 ‘대학(大學)’을 보자.

‘지지이후유정(知止而後有定), 정이후능정(定而後能靜), 정이후능안(靜而後能安), 안이후능려(安而後能慮), 려이후능득(慮而後能得).’

즉 ‘그칠 줄 알아야 안정이 되고, 안정된 후에 정신이 고요해지며, 고요하면 편안하고, 그러면 깊이 생각할 수 있고, 깊이 생각한 후에 비로소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추석 연휴 흥분을 가라앉히고 잠시 멈춘 채로 고요함 속에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연스럽게 두 번째 준비물인 ‘합리적으로 판단하기’와 이어진다. 도움이 될 글을 신약성서 중 마태복음 7장에서 찾을 수 있다. 사실 마태복음 7장에는 기독교 신자가 아닌 필자 같은 사람에게도 친숙한 경구들이 가득하다. “왜 너는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느냐(3절)”라든가, “구하라, 그러면 받을 것이다. 찾아라, 그러면 찾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6절)”와 같은 말들이다. 특히 사람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는 글이 많다. 1절에서부터 “너희가 판단을 받지 않으려거든 남을 판단하지 말아라”고 경고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대통령감’을 판단해야 하는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글귀도 있다.

“열매를 보고 나무를 아는 것처럼, 그들의 행동을 보고 진짜 예언자인지 가짜 예언자인지 알 수 있다. 가시나무에서 포도송이를 따거나 엉겅퀴에서 무화과를 딸 수 있겠느냐? 이와 같이 좋은 나무마다 좋은 열매를 맺고, 못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기 마련이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리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진다. 그러므로 너희는 그들의 행동을 보고 그들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16~20절)

이 말처럼, 그 사람이 지금 보이는 행동과 말 태도를 잘 살펴보면 자신이 생각하는 ‘대통령감’인지 아닌지 능히 알 수 있게 된다. 정치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 안보 문화 예술 노동 인권 환경 통일 평화 등 인간에게 필요한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인식과 인간적 따뜻함, 진실성 등이 모두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것이 자신의 가치관 및 세계관과 부합한다고 판단될 때 비로소 그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

세 번째는 ‘가르치거나 강요하지 않기’다. 어쩌면 가정 평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마음의 준비물이다. 아무리 깊이 생각한 후에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다고 해도 상대방까지 동의하리란 법은 없다. 이럴 때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가 억지 가르침과 강요다. 하지만 이는 절대적 금기다. 아무도 정치적 견해에 대해 강요받고 싶어하지 않는다. ‘논어(論語)’ 위령공편에 나오는 저 유명한 문장을 떠올려 보자. ‘기소불욕(己所不欲) 물시어인(勿施於人).’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도 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역지사지다.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대선 후보 경선전이 한창이다. “여기서 밀리면 죽는다”는 듯이 사생결단의 각오로 나선 후보가 다수이고, 그 와중에 어리석은 말과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른 후보도 있다. 이처럼 치열한 전쟁터에 시민까지 뛰어들 필요는 없다. “내 편이냐 네 편이냐”를 따지며 편가르기를 하는 순간 가정의 평화는 깨지기 마련이다. 이번 추석 연휴, 식구들만이라도 서로에게 공감과 이해, 위로의 상대가 되어 주면 좋겠다. 아직 본선은 반년이나 남았고, 그 새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논설위원 bungs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651일 만에 일상회복 시작된다
  2. 2서병수 내년 부산시장 재출마 시동? 측근 그룹 ‘국가의 품격’ 포럼 꾸렸다
  3. 3노태우 전 대통령 오랜 투병 끝에 별세
  4. 4말 많던 이준석표 ‘공천 자격시험’ 결국 치른다
  5. 5신항 남컨부두 운영사 통합 움직임 솔솔
  6. 6사직야구장 재건축 ‘본궤도’…부산시 기금에 롯데도 일부 부담
  7. 7여당 ‘원팀 선대위’에 쏠린 눈…PK선 최인호 역할론 부상
  8. 8노안과 백내장 함께 왔다면 ‘첨단 레이저’로 한번에 치료
  9. 9숨겨둔 얘기를 터놓는 '인생현상소' <2> 코로나병동 간호사 김혜리 씨
  10. 10KT 먹통에 전국 마비
  1. 1서병수 내년 부산시장 재출마 시동? 측근 그룹 ‘국가의 품격’ 포럼 꾸렸다
  2. 2말 많던 이준석표 ‘공천 자격시험’ 결국 치른다
  3. 3여당 ‘원팀 선대위’에 쏠린 눈…PK선 최인호 역할론 부상
  4. 4“지방교부세율 15년간 제자리…25%로 인상을”
  5. 5문 대통령 마지막 시정연설 "K-방역·경제회복에 최선"
  6. 6야당, 윤영석 지명직 최고 임명…안철수 독자 행보에 공석 채우기
  7. 7지사직 내려놓고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정책으로 ‘역벤션’ 뚫을까
  8. 8“부동산은 최고 개혁과제” 대장동 언급은 없었다
  9. 9국힘 4인 4색 충청권 ‘중원’ 표심 잡기 경쟁
  10. 10PK 지방선거 후보군 잇단 윤석열 캠프행, 공천과 연계됐나
  1. 1신항 남컨부두 운영사 통합 움직임 솔솔
  2. 2“철도시설에 차량비 포함 관례…트램도 똑같이 적용해야”
  3. 3엑스포 유치의 열쇠 ‘주제 선정’…세계 석학과 머리 맞댄다
  4. 4‘오징어 게임’ 자화상…한국 6명 중 1명 기본생활 못 누린다
  5. 5당정 내년 4월까지 유류세 20% 인하 합의…역대 최대폭
  6. 6때이른 추위에 겨울상품 마케팅 유통가 바빠졌다
  7. 7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런던협약 총회서 문제 제기
  8. 8신발·패션 미래 한 눈에…‘패패부산’ 28일 개막
  9. 9독도 바다서 베도라치과 한국미기록종 발견
  10. 10디즈니 이어 애플TV+도 상륙…한국 OTT 시장 글로벌 각축장
  1. 1651일 만에 일상회복 시작된다
  2. 2노태우 전 대통령 오랜 투병 끝에 별세
  3. 3숨겨둔 얘기를 터놓는 '인생현상소' <2> 코로나병동 간호사 김혜리 씨
  4. 4KT 먹통에 전국 마비
  5. 5부산 신호대교에서 응급환자 이송하던 119구급차가 추돌 사고 내
  6. 6부산 코로나19 신규 확진 40명, 꾸준한 신규 집단감염
  7. 712월중 야외 노마스크…콘서트 직관도 가능할 듯
  8. 8경찰차 번호판 앞자리 998, 999로 바뀐다
  9. 9'길에서 보석을 만나다' 김해 장유누리길 걷기 축제
  10. 10넓은 수색구역에서 단번에 목표물 찾아… 부산 경찰 첫 드론 대회
  1. 1사직야구장 재건축 ‘본궤도’…부산시 기금에 롯데도 일부 부담
  2. 2볼넷 남발 ‘송곳존(스트라이크존)’ 손질…경기 박진감 되찾을까
  3. 3유영 그랑프리 동메달…차세대 간판 ‘이름값’
  4. 4여자 아시안컵 축구 본선 12개국 확정…한국 대표팀, 첫 번째 우승 노린다
  5. 5인터넷망 사고로 연기된 삼성화재배 바둑 8강전, 26일 대회 다시 치른다
  6. 6LPGA 부산대회 내년도 계속 열까
  7. 7해결사 이대호, 롯데 5강 실낱 희망 살렸다
  8. 833년 걸린 금자탑…고진영, 부산서 해냈다
  9. 9아이파크 ‘낙동강 더비’ 승리…리그 5위 확정
  10. 10황희찬 짜릿한 EPL 4호골
PK상임위장의 지역발전 약속
민홍철 국방위원장
대선주자를 만나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文정부 탈원전 정책 손볼 것…원전 밀집 PK 피해는 보상”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2021년 6월 25일 아침에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무위자연(無爲自然) 정신으로 살아가기
기고 [전체보기]
소통과 첨단의 공간 엘리베이터 /김지문
‘청렴’ 국민이 신뢰하는 올바른 방향 /이재영
기명칼럼 [전체보기]
복지국가 지속가능성과 기본소득
“일본, 대화와 협력의 방향으로”
기자수첩 [전체보기]
영화 같은 선거토론 회피 모의…‘제2 김대근’ 다신 없어야 /임동우
일본 군국주의 살풀이로 전락한 올림픽 /권용휘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지금 한국인은 어리둥절하다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야망과 깜냥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수신(修身)을 위한 음악 선비음악
판소리 공연의 매력
도청도설 [전체보기]
울산의 드론 택시
상아 없는 코끼리
독자의 소리 [전체보기]
앞치마 입은 자영업자 영정사진 /김옥숙
슬기로운 코로나19 대처방법 /신우원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한국 ‘어묵탕’과 일본 ‘오뎅’의 차이
감칠맛이라는 배후세력
사설 [전체보기]
메가시티 핵심 ‘탄소중립 싱크탱크’ 선점 나선 부울경
내년 예산 심의 본격화…지역 몫 확보 만전 기하길
수소칼럼 [전체보기]
수소경제는 부산 성장의 기회 /이욱태
여론 광장 [전체보기]
코로나시대 커뮤니티 비즈니스 ‘관광두레’ /조윤미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혁신, 엑스포 그리고 해리티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중국 정부가 악수를 두고 있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이재명 국감’ 관전기
일상 회복으로 가는 길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너 해봤어?
정책 제언 [전체보기]
지방대학 대위기 ‘준공영제’로 넘자 /김종한
가상화폐 정책과 블록체인 특구 /김홍배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필하모니 감상시간
오월의 노래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다시’ 검찰을 생각한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최고의 와인은 어디에 있을까?
와인의 가치
특별기고 [전체보기]
‘대한민국 부산호’ 항해가 성공하려면 /오성근
공공콘텐츠 없인 북항 성공 없다 /서의택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불이선란’의 인장
임희지의 ‘난초’
  • 맘 편한 부산
  • 2021조선해양국제컨퍼런스
  • 제10회 국제신문 골프대회
  • 제23회부산마라톤대회
  • 극지논술공모전
  • 조선해양사진 및 어린이 그림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