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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코로나 시대에 절실한 ‘청소년 또래상담’ /이기순

  • 이기순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이사장
  •  |   입력 : 2021-09-15 19:44:31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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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해를 넘겨 반년이 더 지나도록 지속되고 있다. 미증유의 전염병 사태가 청소년들의 심리상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의 시각이 많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 실시한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의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코로나 발생 이후 1년 동안 부정적인 감정이 증가한 반면 긍정적인 감정은 감소했다. 청소년이 겪는 가장 큰 감정은 ‘불안과 걱정’(53.2%) ‘짜증’(39.32%)과 ‘우울’(30.28%) ‘두려움’(18.58%) 순으로, 2020년 1차 실태조사 결과(불안과 걱정, 짜증, 우울, 화·분노)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코로나 1년 후, 전 국민이 감염병에 대해 무감각해 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도 청소년들은 여전히 코로나 초기와 같은 불안·걱정, 짜증, 우울과 같은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관심’ ‘감사’ ‘평온’ 같은 긍정적 감정을 느낀다는 청소년의 수는 1차 조사의 3분의 1수준으로 낮아졌다. 청소년들은 코로나 발생 초기에는 등교 중단과 온라인 학습의 시작 등 갑작스럽고 강제적인 일상의 변화에 대한 불안, 적응 스트레스를 경험하면서도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 긍정적인 정서도 느꼈다. 그러나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통제 불가능한 감염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깊어가고, 예측할 수 없는 등교 지침과 일상생활의 제약이 지속되면서 부정적 감정이 지배적인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상담을 하는 전문가들은 실태조사 인터뷰에서 코로나 이후 청소년 내담자들은 주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답답함과 외로움’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한 우울감 증가’ 등 대인관계 및 활동제한으로 인한 고립, 무기력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 학교생활의 부재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청소년에게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핍, 특히 또래관계의 단절을 가져오고 있다. 청소년들은 코로나 이후로 8%정도의 아이들이 친구들과 연락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나, 동시에 81%의 청소년이 친밀한 또래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직접 친구와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응답해 코로나로 인한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대인관계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도움방법은 무엇일까? 필자는 또래상담을 꼽고 싶다. 이는 일정한 상담훈련을 받은 청소년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또래친구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해결을 돕는 것이다. 청소년기의 특성상 또래의 영향력이 크고 비슷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청소년문제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

상담자들은 적극적 경청을 통해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어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주는 정서적 지지자, 어려움을 당하는 친구를 학급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행동으로 도와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학교, 학급 내에서 폭력을 허용하고 방관하지 않게 하고 친구들끼리 서로 공감하는 분위기를 촉진시켜 주는 공감배려문화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래상담자들은 주로 친구들의 고민 들어주기, 상담실 연결하기, 조퇴나 결석한 친구에게 문자하기, 점식식사 같이하기, 이동수업 할 때 함께 가주기 등 친구들의 소소한 일상을 돕는 역할을 해왔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1994년부터 청소년 대상 또래상담자 훈련프로그램인 ‘솔리언 또래상담’을 개발하여 전국 학교에 보급하고 있다. 2012년 범정부 학교폭력근절 대책의 일환으로 교육부, 여성가족부 공동으로 또래상담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후 전국 초·중·고교 대상으로 확대되어 2021년 현재 전국 8000여 개 학교에서 30여만 명의 또래상담자가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또래상담이 활성화된 데에는 또래상담교사들의 역할이 크다. 아이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담임 선생님이나 Wee클래스 교사를 찾아가기도 하지만 같은 교실에 있는 또래상담자를 찾는 것이 더 쉽다.

등교수업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는 지금, 집콕 생활에서 겨우 벗어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또래상담자의 활동이 필요한 시기이다. 교사들을 비롯해 학교의 교장, 교감선생님들이 또래 상담에 더욱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활성화 될 수 있다. 또래상담은 우리 청소년들이 코로나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정서적 지원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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