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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리 1호기 해체 심사 연기…폐기물 해법 서둘러야

원안위·한수원 서로가 폭탄 돌리기…장기간 처리 방안 미룬 정부 책임 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1-09-13 18:53:18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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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고리원전 1호기 해체 계획의 적절성 심사를 무기 연기했다고 한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지난 5월 제출한 ‘고리 1호기 최종 해체계획서’와 ‘해체 승인 신청서’를 검토한 결과다. 한수원이 제출한 해체 계획서에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이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아 심사를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원안위는 한수원에 해체계획서 보완을 요청하면서, 보완된 계획서도 심사를 진행하기 곤란한 수준이면 해체승인 신청 서류 자체를 반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른 시일 안에 한수원이 사용후핵연료 처리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실정임을 감안할 때, 고리 1호기 해체는 상당 기간 표류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는 사실상 예견됐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수원이 지난 5월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당시부터 제기된 문제가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당시 제출된 최종안에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이 담기지 않아 탈핵단체 등은 원안위의 심사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고리 1호기 인근 주민과 노동자 안전을 어떻게 확보하면서 해체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없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고리 1호기 해체의 핵심은 임시저장시설에 오랜 기간 보관 중인 핵폐기물을 어디로 어떻게 옮길 것인가이다. 이처럼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인데 고리 1호기 해체가 제대로 진척될 리 만무하다. 2017년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이후 줄곧 이를 미뤄온 결과이기도 하다.

더욱 문제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부지 선정이 언제쯤 이뤄질지 기약 없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부는 9차례나 관리시설 부지 선정을 시도했지만 해당 지역민 반발 등에 부딪혀 무산됐다. 그러면서도 고리 1호기 해체를 위한 행정적 절차는 진행됐으니 앞뒤가 한참 뒤바뀐 셈이다. 한수원은 그간 각종 공청회에서 지적됐던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 부재에도 불구하고 해체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고 원안위는 당연히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안위 또한 한수원이 자체적으로 부지 선정 등 권한이 없는데도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또 반려하겠다는 마당이다. 서로가 폭탄 돌리기 식으로 떠넘기는 사이 해체 절차는 조금도 진척되지 않고 있다.

결국 모든 것은 정부의 책임으로 귀결된다. 현재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은 포화상태로 2031년이면 고리 1~4호기 전체 저장률은 10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당장 새 부지가 선정된다 해도 시설 건설 등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판국에 정부는 팔짱만 끼고 있다. 이처럼 주객이 뒤바뀐 상황에서 고리 1호기 해체 로드맵을 세우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할 수 있다. 원안위원장 역시 지난해 국감에서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이 수립돼야 관련 체계를 가동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고리 1호기가 영구 정지된 지 벌써 4년이 지났다. 이제라도 정부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 마련을 서둘러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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