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남의 젖줄인 낙동강에서 미국 물놀이 금지 기준치의 200배가 넘는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특정 채수지점 한 두 곳의 시료 분석 결과가 아니라 여러 곳에서 기준치를 넘는 독성물질이 무더기로 검출돼 놀라움을 더한다. 마이크로시스틴이라고 불리는 인체 유해성 독성물질이 낙동강 유역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부산 경남 사람들은 이런 오염수를 이용해 수돗물을 만들어 마시고, 농사를 짓고, 그 수확물인 곡식과 과일 야채를 먹어왔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환경단체들이 정부 당국의 책임 있는 수질 관리 감독을 촉구하고 나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주장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지난 24일 환경운동연합·㈔세상과함께 등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낙동강·금강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현황 분석 결과’를 통해 드러났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0일까지 낙동강 27곳과 금강 5곳에서 녹조화 된 강물을 떠서 마이크로시스틴 함유량을 분석했다. 남세균의 여러 독소 중 하나인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100배 강한 유해물질로, 간 질환과 위장염·근위축성 측삭경화증과 같은 질환을 일으킨다. 분석 결과 낙동강의 14곳, 금강 3곳에서 미국 물놀이 금지기준(MCs 20ppb)을 초과했다. 농도가 가장 높았던 곳은 낙동강 국가산단 취수구 부근으로, MCs가 무려 4914.39ppb였다. 미국 기준의 245.7배다. 창녕함안보 상류의 검출량은 기준치 211.3배인 4226.41ppb에 달했다.
낙동강과 금강을 분석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분명하다. 4대강 댐 설치 이후 여름철 녹조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정확한 현황과 유해성은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의 또 하나의 성과는 정부의 기존 수질 관리 허점을 밝혀낸 점이다. 환경단체들은 “낙동강에서 환경부가 정한 채수 지점의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수치는 낮지만, 실제 상수도 취수장 취수구 주변은 높았다”며 “이는 채수와 분석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마이크로시스틴이 바람 등에 의해 주로 강변에 몰리며 고농도화되는데, 환경부는 강 한복판에서 채수하고 수심에 따라 혼합해 분석하는 방식을 택해 결과가 왜곡된다는 것이다.
국가하천인 낙동강의 이 같은 심각한 오염은 결국 환경부 등 물 관리 당국의 무능과 후진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낙동강 물을 정수해 식수로 사용해야 하는 부산시민으로선 분통이 터질 일이다. 특히 채수 지점과 분석 방식을 잘못 적용함으로써 낙동강 수질 오염도가 사실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시민을 속인 행위다. 먹는 물과 식자재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더 이상의 방치는 안된다. 정부는 수문 개방을 앞당기고 체계적인 조사와 관리 기준을 마련하라는 환경단체의 요구를 귀담아 듣고 대책을 세워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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