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김사열 위원장이 그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신속한 균형발전 관련 입법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면서 지역 간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국가균형발전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다. 균형발전을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할 법안의 국회 통과는 임기를 7개월여 앞둔 문재인 정부의 국정 수행도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가 아닐 수 없다. 균형발전에 대한 지역 사회와 주민의 기대치가 높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일자리 창출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라 하겠다.
하지만 국회에서 심사 중인 균형발전을 위한 상당수 법안이 답보 상태다. 현재 국회에 상정된 법안은 20개를 웃돈다. 법안을 제출한 국회의원에 따라 추구하는 목적이 다른데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중앙 부처 간 이해관계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역균형 뉴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개념 규정 및 절차에 대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개정안은 지역균형뉴딜사업을 법제화해 차기 정부에서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 수립 등에 지역균형 뉴딜을 추가하자는 취지이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하 소위에 머물러 있다. 지역균형뉴딜심의위원회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별도로 설치하는 문제 등이 쟁점이라고 한다.
지자체 간 초광역 협력사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도 심사 중이긴 마찬가지다. 시·도의 행정구역을 넘어서는 초광역권으로 설정하는 내용을 담은 이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특히 초광역권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협력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신설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를 두고 산업통상자원부는 균형발전과 함께 업종별 산업 정책에 따른 산업생태계 측면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자체 간 이견 조율이 어렵다는 점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자문기구인 균형발전위원회를 금융위원회와 같은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하자거나 공공기관 추가 이전 및 혁신도시 추가 지정, 국회 세종의사당 신설에 초점을 맞춘 법안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12% 수준인 수도권에 인구와 정치·경제·문화·생활 전반이 집중되면서 생기는 수도권 쏠림 현상의 폐해는 문 정부가 균형발전을 주장해온 만큼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수도권 비대는 곧 지역 붕괴이고, 이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이야기다. 강력한 균형발전 추진과 지역이 주도하는 균형발전을 위한 법적 기반이 그래서 필요하다. 관련 법 처리를 미뤄서는 안 되는, 국회가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야가 따로 없고, 그 가운데 집권 여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앙 부처도 협조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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