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을 8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심의를 보류하면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대가 커 주말까지 대안을 마련해오면 다시 논의하기로 했지만, 이달 내 처리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언론자유 제한이 우려되는 ‘징벌적 손해배상’ 등 독소조항을 관철하려는 여당의 입장도 여전하다. 언론자유는 바람 앞의 등불 신세다.
여당이 언론중재법을 개정하려는 건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서다.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를 한국 언론의 최대 문제점으로 꼽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0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가 개정 사유다. 가짜뉴스를 차단하자는 데는 이견이 없다. 국민의 알권리를 넓힐 수 있는 기본 요건 중 하나가 진실한 정보를 자유롭게 소통시키는 것인데 어찌 마다하겠는가. 하지만 그 방법에 문제가 있다. 여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독소조항이 많다는 것이다. 허위·조작보도로 피해를 보는 경우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하고, 기사 열람 차단 청구권을 보장하며, 고의·중과실을 주장하면 언론사가 입증해야 한다는 게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이다. 가장 큰 문제는 허위·조작보도 기준이 불명확해 자의적 판단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세계신문협회도 그래서 “가짜뉴스를 결정하는 기준은 필연적으로 해석의 남용으로 이어져 보도의 자유를 해칠 수 있다”며 언론중재법 개정 철회를 촉구했다.
기사 열람 차단 청구권 역시 자의적 판단에 의한 언론자유 제한 공산이 크다. 열람 차단을 청구할 경우 ‘이 기사는 열람 차단이 청구된 상태’라는 표시를 해야 해, 개인의 사생활과 인격권을 침해했는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먼저 독자에게 허위·조작보도라는 ‘낙인효과’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5배 손배’도 최대 3배의 배상책임을 부과한 다른 법률과 형평에 맞지 않다. 이러니 민주당과 함께 진보 진영으로 분류되는 정의당마저 “헙법에 보장된 표현 및 언론자유를 제한할 우려가 크다”며 언론중재법 개정에 반대하고 나선 게 아닌가.
민주주의의 발전은 언론자유의 확대와 궤를 같이한다. 우리나라가 해방 후 40년 군사독재를 청산하고 민주주의 시대로 진화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 언론자유라는 건 민주당이 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 연장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 “언론의 잘못된 보도나 마음에 들지 않는 논조에 대해 정치권력이 직접 개입해 좌지우지하는 시도는 옳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이 수정헌법 제1조에 ‘의회는 언론·출판의 자유를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하지 말라’고 규정한 데서도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의 본질적 관련성을 확인한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20년, 21년 우리나라의 언론자유 순위는 세계 42위다. 2019년 41위에서 한 계단 내려앉았다. 민주당이 성찰해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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