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름 오염 발견 시민공원, 전체 토양조사 마땅하다
시, 대기질 악화된 곳 선별조사 방침…불안감 여전, 전향적 태도 변화 필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1-08-05 18:3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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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때에 찌든 토양이 무더기로 발견된 부산시민공원의 오염 문제 해법을 놓고 시민단체와 부산시의 의견이 팽팽하다. 환경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문제가 된 부산국제아트센터 부지 외 공원 전체에 대한 토양조사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시는 대기질 조사 등을 먼저 실시한 후 오염 징후가 뚜렷한 곳 위주로 정밀조사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 차는 그제 시민공원 방문자센터에서 열린 민관 합동 회의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그러나 심신의 휴식을 위해 공원을 찾는 평범한 시민 입장에서 볼 때 시의 해법은 안일함의 극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태의 심각성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날 제시된 시의 해법은 소극적 ‘복지부동 행정’ 사례로 지탄받기에 딱 알맞다. 오염 징조가 확인돼야만 공원에 시추공을 뚫는 등의 본격 조사를 시행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문제의 본질은 공원 부지 내의 잔류 오염 지점을 정확히 확인하고 시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2011년 한국환경공단이 수행한 토양정밀조사가 오염을 국소화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시가 “10년 전 조사된 곳 이외의 땅을 새로 팔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조사’를 여전히 방패막이로 삼겠다는 의도나 다름 없어 보인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게다가 오염 징후 파악을 위한 사전조사 방식도 설득력을 얻기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눈과 코를 통한 조사로 지하수 오염, 나무의 생육 불량, 대기질 등의 문제가 발견되면 그 지점에 대해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인데,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대기질 조사로 토양 속 기름 오염을 확인할 수 없고, 일반적으로 쓰는 방법은 더더욱 아니라는 것이다. 또 그제 첫 회의 개최 순서도 잘 못됐다. 시는 이미 지난 3일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잔디광장 등 2곳에 대한 대기질 조사를 실시했으면서 하루 뒤인 4일 조사 방식 논의를 위한 회의를 열었다. 일방적 조처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이처럼 시가 납득하기 힘든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는 이유는 ‘예산과 소요기간에 대한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 참가한 시 관계자도 이를 언급했다. 그러나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비록 10년 전 첫 단추는 잘못 끼워졌지만, 같은 잘못을 더는 반복해선 안될 일이다. 사태의 발단이 된 국제아트센터 부지 오염 역시 건물을 짓기 위한 지하 터파기 공사가 없었다면 드러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해당 부지는 10년 전 토양 정화작업까지 완료한 곳이다. 덮여 있는 땅 속을 눈과 코로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시민 불안을 해소하지 않고 어물쩍 넘기려는 것은 신뢰받는 행정의 태도로 온당치 않다. “단계적으로라도 시민공원 전반을 꼼꼼히 조사하지 않으면 시민 불안감을 덜기 힘들다”는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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