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무원 시험에 도전했던 부산의 한 10대 고교생이 불합격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취업이 지상과제인 시대, 대학 진학 대신 공무원의 꿈을 선택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던 한 청춘의 죽음은 그 사실만으로도 실로 안타까운 ‘시대의 비극’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이 청년의 극단적 선택에는 불합격이라는 단순 사실 외에 부산시교육청의 어처구니 없는 전산오류와 허술한 온라인채용시스템 문제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과 안타까움을 더한다. ‘합격’ 메시지까지 받았다가 ‘불합격’으로 뒤집힌 이 10대 청년이 느꼈을 실망과 낭패감은 미루어 짐작하기 조차 쉽지 않다. 졸지에 자식을 잃은 부모의 황망한 심정 또한 불문가지다.
전후 사정을 살펴보면 교육 당국의 책임을 묻는 유족들의 ‘이유 있는 항변’에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시교육청은 지난 26일 오전 10시 홈페이지와 채용시스템을 통해 임용시험 최종합격자를 공표했다. 특히 채용시스템에선 조회자의 합격 여부와 함께 성적까지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숨진 청년은 먼저 채용시스템을 통해 결과를 조회했고 ‘최종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문구가 떴다. 이후 그는 홈페이지 공고문도 확인하려고 접속했지만, 게시된 합격자 명단에는 이름이 없었다. 혼란에 빠진 청년은 시교육청까지 찾아가 문의한 끝에 “시스템 오류 탓에 탈락자에게도 합격 문구가 떴다”는 답변과 함께 최종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
실제로 ‘합격 축하’ 문구 오류는 명백한 사실로 드러났다. 오류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10분간 이어졌고, 시교육청은 일단 조회 기능을 닫은 뒤 오류를 수정해 오전 10시53분부터 정상적인 결과를 고지했다. 하지만 이미 한 청년의 가슴에는 회복하기 힘든 상처가 난 뒤였다. 유족들은 숨진 청년이 뒤바뀐 당락에 크게 낙심했고, 충격을 받아 이날 밤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 응급실을 찾기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마당에 “담당자의 실수가 있었다. 합격자 공지는 시험계획 공고에 따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는 시교육청의 초기 반응은 온당한 해명이라 볼 수 없다. 오히려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결국 이번 사건은 법적 책임을 떠나 허술한 채용시스템과 운용 인력의 안이함이 겹쳐진 ‘인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김석준 교육감이 29일 사과하면서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도개선 방안 마련을 약속한 것은 그나마 평가할 만하다. 허나 1년도 채 남지 않은 교육감 임기 만료를 앞두고 기강 해이 사례가 전국적으로 속출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지난 15일 서울시교육청의 47명에 대한 임용시험 합격 불합격 번복사태가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행정이 신뢰를 잃으면 그 피해는 시민의 몫이라는 사실이다. 가장 극명한 사례가 이번 사건이다. 김 교육감은 자신의 약속이 ‘사후약방문’에 그치지 않도록 무거운 책임감으로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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