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남○이 선전하는 그~ 소 뭐더라~. 남자한테 좋다는 그 약 먹어도 됩니까?”
벌써 두 번째다. 가수가 선전하는 약에 대해 물어보는 이가. 광고를 보지는 않았으나 이야기만 들어봐도 그 약이 뭔지는 알겠다. ‘소팔메토’ 물론 상품명은 여러 가지이나 원료는 소팔메토 추출물이다. 하도 여러 곳에서 광고를 하니 모르는 이가 없을 듯하다.
 |
| 그림= 서상균 기자 |
TV 채널을 틀 때마다, 인터넷이나 유튜브 등 쉬지 않고 나오는 현란한 광고들을 보고 있자면 소변발이 점점 약해지거나 남성기능이 떨어지는 중년 이후 남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구매버튼을 누를 듯하다.
중등도 전립선비대증 환자인 그 환자에게는 집에 있다면 같이 드셔도 상관없지만 굳이 돈을 들여 살 거라면 그러시지 말라고 했다. 비슷한 역할을 하는 더 센 효능을 가진 약물치료를 이미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 분은 소변이 근래 많이 불편하다고 내원했다. 검사를 진행해 보니 심한 전립선비대증으로 수술적 치료까지 고민해야 할 정도였다. 왜 이리 병을 키워서 오셨느냐 하니 그 동안 소팔메토를 한 번씩 복용한 뒤 소변이 그런대로 괜찮아서 지내왔는데 최근엔 효과가 없다 했다. 본인의 상태를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소팔메토만 믿고 노화로 그러려니 지낸 것이 화근이었다.
소팔메토는 남미에서 주로 자라는 톱야자 (Saw palmetto, 학명 Serenoa Repens) 열매를 가공해 추출한 기름 형태의 성분으로 오랫동안 전립선비대증에 사용되어온 대표적인 생약제제이다. 국내에서는 200여종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소팔메토의 전립선 비대증 개선 원리는 추출물 성분 중에 로르산(Lauric acid)과 올레산(oleic acid)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DHT로 전환하는 5α 환원효소의 활성을 저해해 전립선 비대증 증상을 개선한다. 그 외에도 항염증작용, 항여성호르몬 효과, 성호르몬 결합단백질 감소, 전립선 기원세포억제효과도 관여한다고 보고된다. 그렇다면 소팔메토가 임상적으로 배뇨기능 개선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가?
소팔메토가 등장하고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관련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었는데 2006년, 2011년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에서는 증상 개선이 위약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려 2010년 즈음에는 국내외 소팔메토 매출이 감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소팔메토의 긍정적인 효과가 여러 연구를 통해 꾸준히 발표되었고 최근 대규모, 장기간 연구에 따르면 약간의 배뇨증상 개선효과는 있지만 통계적으로 큰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들은 해석할 때 생약제제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생약은 추출방법에 따라 성분의 조성이 상이하기 때문에 효과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생약제품의 효과가 인정되더라도, 제조 공정이 다른 생약제품이 동일한 효과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 한 가지 주지할 것은 소팔메토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배제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소팔메토는 전문의약품이 아닌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전립선비대증 치료약이라기보다는 건강보조식품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종합비타민제를 비롯해 수많은 건강기능식품을 접하게 된다. 병원에서 처방받아 먹는 약은 독하다, 부작용이 많을 것이다 생각하는 반면 건강기능식품은 식품이니까 가볍게 생각하고 쉽게 먹게 된다.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면서 우리가 병을 예방하고 건강하기 위한 보조제로 받아들이듯이 소팔메토도 전립선 영양제로 생각해야 한다.
IT 강국답게 전방위로 쏟아지는 건강식품 광고에서 옥석을 가리기는 힘들다. 적재적소에 사용하게 된다면 훌륭한 보조제이겠지만 건강식품만 믿다가 병원 방문과 적절한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도 종종 접하게 된다. 일반인들이 학문적 사실과 상업적 목적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다. 소팔메토같은 경우도 광고와 판매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학회 차원에서 다양한 제품을 학문적 검증을 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시민은 본인의 정확한 상태를 확인한 후 건강보조제를 복용하려는 노력 역시 필요하다.
부산의료원 비뇨의학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