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온천천 통합관리 협의회’가 발족한다. 부산 금정·동래·연제구 등 세 지역에 걸쳐 있는 온천천의 통합관리 방안을 논의하는 기구다. 시와 세 기초지자체 공무원, 시민단체 관계자 등 14명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세 기초지자체의 각자관리로는 수질오염과 물고기 폐사 등 되풀이되는 고질적 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온천천의 관리주체는 여전히 세 기초지자체이고, 협의회는 문제를 협의하는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어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지난 5년간 시내 주요 하천에서 발생한 물고기 폐사 사건 12건 중 절반이 온천천에서 일어났다. 모두 비 온 뒤 하수와 오염물질이 유입되면서 수질이 악화된 게 주요 원인이다. 근본문제는 지금 같은 세 기초지자체의 각자관리 방식으로는 수질 악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세 기초지자체에는 수질 하수 등에 관한 전문인력도 없다. 세 기초지자체가 시에 온천천 통합관리를 요구한 건 이런 한계를 절감해서다. 일리 있는 요구가 아닐 수 없다. 시는 이에 따라 부산연구원에 관련 용역을 발주해 지난해 9월 온천천 관리는 시가 총괄하되 수질·수량관리는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시는 이를 근거로 부산환경공단에 온천천 관리를 요청했다. 부산연구원도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한 데다, 현재도 온천천을 포함한 부산지역 하수관거 정비와 하수처리시설 운영 등 수질관리 사업을 하고 있는 환경공단이 적임자”라고 했다. 환경공단은 그러나 인력 부족과 감시제어 시스템 부재를 이유로 시의 요청을 거절했다. “수질·수량만 우리가 맡고 하천시설물 등을 기초지자체가 맡을 경우, 관리의 이원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도 했다. 시가 전문기관 위탁이 아닌 협의회 구성으로 후퇴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다. 시는 또 협의회 첫 회의 일정까지 잡아놓고서도 외부위원으로 위촉할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협의회 구성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시가 협의회 활동에 의미를 두고 있는지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이래서는 제대로 된 온천천 통합관리를 기대하기 힘들다. 전문인력과 조직이 없는 세 기초지자체가 수질·수량관리를 맡게 되면 물고기 폐사는 반복될 공산이 크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예산만 허비할 우려가 높다. 이럴 바에는 환경공단에 필요인력과 감시제어 시스템을 제공한 뒤 온천천 관리를 위탁하는 게 더 합리적이다. 협의회가 대안이 될 수는 없다. 협의는 세 기초지자체가 온천천 관리를 맡았을 때부터 일상화됐어야 할 일이다. 같은 하천의 상·하류에 위치한 지자체끼리 정보 교류 등 협의를 하지 않고 어떻게 하천을 관리할 수 있겠나. 당연하고도 기본적인 활동을 마치 차선, 차차선의 대안이라도 되는 것처럼 언급해봐야 빈 내실을 채울 수는 없다. 오는 17일 협의회는 지금까지 진행된 온천천 통합관리 방안 모색에 대한 냉철한 점검의 자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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