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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부산 엑스포 유치, 국가 총력지원 나서야 /손균근

한국, 세계 선도국 가는 도전…서울 아닌 부산 유치 의미 커

정부, 범국민 열망 확산 노력…재계, 유치위원장 결단 절실

부울경 배출 기업 참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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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동부 항구도시 더반에서 ‘평창’이 울려 퍼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자크 로게 위원장이 2018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을 호명하는 순간 한국 대표단은 의자에서 튀어나오듯 일어나 두 손을 번쩍 들었다. 더반의 승리를 현장에서 지켜본 그날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다. 한국이 경제·외교·스포츠 역량을 총동원해 만든 성과였다.

한국이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라는 새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부와 부산시는 다음 달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세계(등록)박람회(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신청서를 낸다. 한국이 5년마다 6개월간 열리는 등록박람회 유치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대전 엑스포와 여수 엑스포는 등록박람회 중간에 3개월간 개최되는 전문(인정)박람회였다. 등록박람회는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힌다. 정부는 2019년 부산엑스포 유치를 국가 사업으로 확정하고 유치기획단을 구성했다. 정부가 유치에 나선 것은 단순히 경제적 효과만을 겨냥한 게 아니다. 등록박람회는 5년마다 인류의 미래를 위해 기술적 진보와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을 제시한다. 등록박람회 개최는 한국이 세계 선도국가로 올라서는 의미를 가진다.

특히 엑스포 개최지가 서울이 아닌 한반도 남단의 부산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산은 북한으로 인해 대륙과 단절된 현실에서 세계와 통하는 관문이다. 요즘은 정치권에서도 자주 인용하는 ‘거꾸로 지도’를 보면 부산이 세계와 통하는 창구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거꾸로 지도는 북반구 대륙을 위에 둔 세계지도의 위와 아래를 뒤집어 그린 것이다. 대륙 중심의 고정된 발상에서 벗어나 해양을 보자는 취지다. 부산엑스포가 세계로 향하는 창을 넓히고 새로운 번영의 시대로 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부산엑스포는 수도권 일극체제를 완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국가균형발전 연구자들은 수도권이 강원과 충청권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수도권 전철과 도로망은 강원과 충청을 같은 생활권으로 묶고 있다. 일부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계를 추풍령으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부산 울산 경남이 메가시티를 통해 한반도 남쪽 끝에서 새로운 경제활력을 만들어 추풍령까지 밀어 올리겠다고 나선 것도 이런 현실에 대한 자각이 한몫 했다.

부산 엑스포가 한반도 남쪽에 새로운 발전 에너지를 만드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부울경의 중심도시인 부산에서 엑스포가 열리면 파급 효과는 인접한 경남과 울산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엑스포 기획단은 6개월간 전세계 200개국에서 5000만 명 이상이 엑스포를 찾을 것으로 분석한다. 부산 엑스포의 생산유발효과 43조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8조 원, 일자리 창출 50만 명이라는 전망치는 부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등록박람회는 국가별 전시 규모나 내용 등에서 인정박람회와는 차원이 다르다. 관람객들의 체류 일정이 길어질 수밖에 없고, 부산 방문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중국이 경제 강국으로 부상하는 신호탄을 쏜 것으로 평가되는 2010상하이박람회의 경우 약 7300만 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근 지역 관광·비즈니스 수요도 따라서 폭주했다. 부울경이 유치 단계부터 손발을 맞추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그런데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나서는 정부와 경제계의 대응이 미지근한 정도가 아니라 냉기마저 감도는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는 기획단 구성 이후 국민적 관심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때 국민적 열망을 결집하던 모습을 찾을 수 없다.

경제계는 유치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에 하나같이 손사래를 친다. 박형준 시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총리에게 협조를 요청했지만 소용없는 모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을 이유로 들지만 일각에서는 정권 말에 유치위원장을 맡아 득 될 게 없다는 계산 때문이라는 얘기가 돈다.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은 고 조양호 한진 회장이 겪은 ‘고초’가 재계 인사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심었다는 분석도 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고 이건희 회장과 조 회장이 있었고, 2002한일월드컵은 당시 축구협회장이던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가 있었다. ‘바덴바덴의 기적’으로 불리는 88서울올림픽 유치는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의 작품이었다. 창업주가 부울경 출신이거나 부울경을 기반으로 일어난 대기업들이 한국의 경제를 이끌고 있다. 대기업 2, 3세 경영인들이 본향과 국가를 위한 결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이끄는 일은 ‘뿌리’를 소중하게 여기면서 더 큰 미래로 가는 선택이라고 전하고 싶다.

서울본부장 kksho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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