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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별처럼 빛난, 기업인의 문화 사랑 /최현진

장서 5만여 권 도서관 개관, 김해선 공연장 갤러리 오픈

‘이건희 미술관’ 유치하면 지역문화의 르네상스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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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두칠성(Big Dipper, Plough)은 북쪽 하늘에 떠 있는 일곱 개의 별이다. 큰곰자리(Ursa Major)의 엉덩이에서 꼬리 부분에 해당한다. 이 별들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일정하게 돈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하루에 한 번 돈다고 한다. 국자 모양에 해당하는 메라크(Merak)에서 두베(Dubhe) 방향으로 선을 연장해 5배 정도 나가면 북극성(Polaris)을 만나게 된다. 이 두 별은 극을 가리킨다고 해서 지극성이라고 부른다. 북두칠성과 북극성을 찾게 되면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과거 나침반이 없던 시절 북두칠성과 북극성은 항로를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 부산에 북두칠성도서관이 개관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건설업체인 협성종합건업㈜의 정철원 대표이사가 북항 재개발지구 노른자위 땅인 G7의 상가 분양 수익을 포기하고 시민이 무료로 이용하도록 마련했다. 상가 1층 점포 10개(1320㎡) 크기에 책값만 수억 원이니 전체는 계산하기도 힘들 정도의 큰 돈이다. 현재 2만 권의 장서를 확보했고 앞으로 3만 권 더 구입해 총 5만 권을 넣는다고 한다. 도서관 디자인도 지역 여느 도서관에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됐다. 북두칠성을 의미하는 7개의 공간이 각기 저마다의 특성을 살렸다. 원형 모양을 한,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에 들어가면 마치 책세상에 푹 빠진 느낌이다. 북두칠성다운 신비한 느낌마저 든다.

정 대표는 평소 책과 신문을 좋아하는 기업인이다. 좋아하는 책은 두 번, 세 번 읽기도 할 만큼 애독자다. 특히 ‘한비자’와 고 이병주 작가의 ‘지리산’을 즐겨 읽는다고 한다. 거금을 들여 ‘협성독서왕 독후감 공모 대회’를 할 만큼 그의 책 사랑은 각별하다. 일반부와 초중고등부 등을 합해 총상금은 1억 원에 가깝다. 국내에서 이 정도 규모로 독후감 공모 대회를 여는 곳이 있을까. 각종 문학상 후원도 마다하지 않는다. 박경리문학상과 김영랑시문학상에도 각각 1억 원과 9000만 원의 거금을 지원해 신진 작가 발굴에 앞장섰다. ‘뉴북 프로젝트’를 통해 예비 작가들의 책 출간도 지원한다. 신문에서 좋은 기사나 칼럼을 쓴 기자, 칼럼니스트를 직접 만나 식사를 함께하면서 얘기를 듣고 격려하는 것도 그의 주요 일정 중 하나다. 직원들은 부담이 될 수 있겠으나 책 읽기와 신문 보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이 같은 전방위적 지원이 가능한 것은 2010년 설립한 협성문화재단이 있어서 였다. 그는 첫해 사재 100억 원을 내며 이 재단을 세웠다. 해마다 거액을 계속 출연해 재단을 키우고 있다. 현재 현금 600억 원, 건물 200억 원 등 총 800억 원 정도를 출연했다.

최근에는 미술에도 관심을 가져 G7 건물 4층에 유명 작가의 미술품을 전시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칠예작가인 전용복 씨의 작품이다. 정 대표의 초대로 이 작품을 최근 봤는데 입이 쩍 벌어질 정도다. 어떤 작품은 폭이 16m에 달할 정도로 대작이다. 천마 학 산 지구 등 소재도 다양하다. 이 외에 현대 작가들의 작품도 다수 볼 수 있다. 그야말로 4층 공간이 마치 미술관처럼 느껴졌다.

경남 김해에 있는 한 기업인의 문화 사랑도 남다르다. 지역 중견 건설업체인 남명산업개발㈜ 이병열 회장이 다음 달 5일 김해 장유 본사 건물에 복합문화공간을 개관한다고 한다. 145석 규모의 공연장과 280㎡ 규모의 갤러리로 구성했다. 개관 기념으로 지역 어르신을 초대해 지역 음악인이 하는 공연 무대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평소 지역 예술인을 후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성악가와 국악인 등이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공연을 후원하는가 하면 지역 작가의 그림이나 도자기를 구입하기도 한다. 이 회장의 딸은 무용을 전공한 발레리나다.

상속세 문제가 얽혀 있었지만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미술품 기증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말로만 듣던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를 국민은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이 외에 피카소 샤갈 김환기 박수근 등 최고 작가의 작품을 만나게 됐다. 주옥 같은 작품이 모두 2만3000여 점에 달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척박한 부산의 문화 환경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뛰어들었다. 수도권 일부 언론은 미술관이 어차피 수도권에 있을 텐데 지방이 생떼를 쓰는 것처럼 보도한다. 문화 인프라 역시 수도권 집중이 심한 것 중 하나다. 유족 뜻을 받들고 설득하는 것도 중요하겠으나 척박한 지역 문화 인프라를 채우는 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흔히 기업인의 문화 후원 활동을 메세나라고 한다. 메디치 가문의 메세나 활동이 르네상스를 일으킨 원동력으로 평가되듯 기업인들의 문화 사랑도 지역 문화를 부흥시킬 것으로 믿는다.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문화 사랑이 다른 기업에도 전파되도록 정부와 시가 적극 나서야 할 때다.

편집국 부국장 namu@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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