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 미세먼지의 증가와 인플루엔자 환자의 증가가 서로 비례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면 미세먼지의 증가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도 영향이 있을까? 최근 스위스 제네바대와 취리히연방공대 스핀오프 기업인 메테오다트의 연구팀은 고농도 미세입자가 코로나 19 감염과 관계가 있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미세먼지 저감은 단순히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코로나 19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43% 정도가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주요 발생원은 화력발전소 제조공장 자동차 선박 등이다.
올해 3월 부산시 ‘2020년 대기 질 진단평가시스템 운영 결과’에 따르면 지역에서 생성되는 초미세먼지의 최대 배출원으로 가을·겨울철은 자동차(28.3%) 여름철은 선박(32.0%)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선박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이 심각하다는 말이다. 이에 시는 부산항 내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 운영, 수소연료 선박 플랫폼 구축, 중소형 선박 LPG 추진시스템 상용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 해양수산부도 부산 인천 광양 등 우리나라 주요 항만을 운항하는 선박의 대기오염 물질 배출 규제를 고시한 바 있으나 이는 대부분 대형 화물선 중심 대책이다.
우리나라에서 보유하고 있는 선박 척수 중 어선의 비중은 매우 높다. 해양수산부 2019년 ‘해양수산통계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선박 총 7만4674척 중 어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6만5835척으로 전체 선박의 약 88.2%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 15년 이상 된 어선이 3만1796척으로 노후화된 기관으로부터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의 양도 대단하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가솔린 또는 디젤 기관을 탑재한 어선들이 연간 4만6000여 t의 일산화탄소(CO)와 1만4000여 t의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 그리고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등 매일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면서 운항 중이라고 한다. 이에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최소화해야 하는 환경친화적 연근해 어선개발이 시급하다.
이미 노르웨이 영국 일본 등 국가에서는 전기추진 선박, 하이브리드 선박 등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선박인 암페어(Ampere)호 등을 개발했으며, 2018년 4월 세계 최초 100% 전기추진 선박인 ‘피오르의 미래’(Future of the Fjords)를 개발한 바 있고 이들 선박 대부분에 국내 LG화학의 배터리가 장착되었다.
영국의 하이브리드 마린사는 소형 해양/내수면 선박에 사용되는 하이브리드(디젤-전기추진)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일본의 경우는 양식장 어선을 선외기형 축전지 추진 어선을 개발하여 보급한 바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환경친화적 선박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여야 한다. 환경친화적 어선은 먼저 선박으로부터 오염 물질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어선이어야 하고 에너지효율이 높은 에너지 절감형 어선이어야 한다. 즉 LNG LPG 등 친환경 연료로 추진하는 어선, 전기추진 어선, 내연기관과 배터리가 연동되는 하이브리드 어선, 수소 추진 어선 등이 있다. 이중 어선의 규모가 소형선임을 고려하면 전기추진 어선 또는 하이브리드 어선이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정부의 환경친화적 선박 기술개발 방향이 대형 화물선 중심이었다. 연근해어선의 경우 보유 척수도 많고 국내 해안에 널리 분포되어 있어 연안의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어선어업에 종사하는 어민의 건강에도 직결되므로 정부는 환경친화적 어선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먼저 환경친화적 어선개발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작성해야 한다. 로드맵에는 탄소 중립을 위한 중장기과제와 당장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단기과제로 나누어 작성할 필요가 있다. 로드맵에 따라 환경친화적 어선개발을 위한 예산 확보도 필요하다.
또한, 친환경 어선개발 전문기관을 육성해야 한다. 어선은 해상에서 어로작업을 해야 하는 특수선으로 업종별 조업 방법에 따라 특성이 달라서 기술개발이 매우 까다롭다. 가칭 ‘친환경 어선연구소’ 같은 어선개발 전문기관을 설립 육성해야 한다.
환경친화적 연근해어선의 개발 보급으로 2021년 해양수산부 핵심추진과제인 해양수산 탄소 중립 계획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천되기를 기대한다.
부경대학교 공학박사·기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