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과 관리 문제로 단골 민원 대상이던 전동킥보드에 이어 전기자전거가 공유형 모델로 부산에 상륙했다. 카카오의 카카오바이크 말이다. 대구에서 먼저 시작했고 부산은 이달부터다. 광주와 대전에서도 곧 개시된다고 한다. 부산은 해운대 수영 남 동래 연제 등 5개 구에 자전거 500대가 배치됐다. 전동과 수동이 결합된 신개념 자전거로 시장의 반응에 따라 사업 지역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새로운 이동수단의 등장을 반기지 않을 이유는 없다. 전동킥보드와 마찬가지로 전기자전거 또한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곳까지 실핏줄처럼 연결되는 장점이 있고, 무엇보다 친환경적이어서 오히려 장려해야 마땅한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문제는 공유형 사업의 운영방식이다. 같은 형태로 시장에 먼저 나온 전동킥보드를 통해 전기자전거의 미래도 예측 가능하다. 전동킥보드는 전용 주차공간 없이 ‘프리플로팅’이라는 자유 거치 방식이다 보니 이용자들이 타다 내버려둔 장비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어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카카오에 앞선 공유자전거 OFO는 수영강 온천천 주변 산책로나 주택가에 방치돼 도심 흉물이었다. 누군가 시작은 했지만 아무도 깔끔하게 끝맺지 않아 결국은 공동체의 부담으로 남은 실패 모델이다.

신개념 이동수단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단속과 규제의 칼을 휘두르라는 뜻이 아니다. 다만 기존 제도의 틀로 규정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사업 초기에 그 부분을 개선해야 더 큰 혼란이 없다. 무엇보다 혼란과 시행착오 방지의 책임은 해당 업으로 이익을 보는 사업자여야 한다. 공용 자전거나 킥보드의 거치 공간 확보와 장비 사후 처리 의무는 지자체가 아닌 사업 주체의 몫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수익은 수익대로 올리면서 그로 인해 공동체가 입는 피해는 나 몰라라 해서는 안된다. 민간업자가 벌여놓은 일을 공공이 뒷수습하면서 행정력을 낭비하는 건 더욱 이치에 안 맞는다.

공유형 교통수단 관련 제도 마련은 현재 국회나 지자체 차원에서 활발히 논의 중이고 개선책도 일부 나왔다. 그러나 대부분 허용 가능 연령, 면허증 의무화 여부, 보호 장구 의무화 여부 등 안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기에 더할 것이 관리방식이다. ‘프리플로팅’이라는 업태를 더 이상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다. 보행자와 사용자 안전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만큼 공유형 교통수단을 지금처럼 자유업으로 놔두지 말고 최소한 등록은 의무화하도록 관련 제도를 바꿔야 한다. 그래야 행정적 관리가 가능하다. 또 운영자가 사업계획을 사전에 제시하게 하고 이를 어길 경우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전거나 킥보드의 거치 장소와 방식에 대한 책임을 사업자에게 부과하고 엉뚱한 곳에 방치하면 지자체가 과태료를 매기는 형태다. 이를 위해 행정 당국은 법이나 조례 등 근거 마련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