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책 제언] 부동산 약탈 사회를 해체할 한 가지 방법 /류제성

  • 류제성 부산시 감시위원장
  •  |   입력 : 2021-04-25 19:33:12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대한민국은 부동산 공화국이다. 어느 아파트에 사는지가 그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주고 계급을 가른다. 너도 나도 부동산 대박을 꿈꾸며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기에 동참하지만 그마저도 할 수 없는 이들은 평생 모아도 집 한 채 살 수 없는 자신의 무능을 탓하며 분루를 삼킨다. 부동산이 우리 사회 불평등의 핵심 원인임에도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고 불로소득을 차단·환수할 수 있는 정책은 수립되지 않는다.

지난 보선은 부동산 욕망에 불을 지폈고 여당조차 가격 안정화 및 불로소득 차단을 위해 실효적이고 바람직한 정책으로 평가받는, 그러나 적용 범위는 지나치게 좁은 종부세를 강화하기는커녕 후퇴하려 한다. 이쯤 되면 부동산 공화국을 넘어 가히 부동산 약탈 사회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LH 직원들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기 의혹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결과 대대적인 조사와 수사, 공직자의 직무상 비밀을 이용한 투기 행위를 금지하기 위한 입법과 제도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부산시도 시를 비롯해 도시공사 및 관련 구·군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조사를 벌이지만 차명거래를 밝히기 어렵고, 그렇다고 혐의없이 전원 수사의뢰를 할 수도 없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LH 사태로 촉발된 이 조사가 공직자의 직무상 비밀을 이용한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기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더 물어야 한다. 직무상 비밀을 이용하지 않는 투기는 해도 괜찮은가? 공직자가 아닌 일반인의 투기는 괜찮은가? 우리의 분노가 부동산 약탈사회를 끝내는 방향으로 더 확장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지난달 18일 부산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국민의 힘 부산시당, 시의회는 전·현직 선출직 공직자의 부동산 비리 조사를 위한 특별기구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당은 이 합의가 결코 선거용 보여주기식 쇼가 아니며 최소한 부산에서 부동산과 관련해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앞으로 정치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후 여야정은 두 차례의 실무회의를 통해 2010년 7월 1일 이후 선출된 시장 구청장·군수 시의원 구·군의원 및 이들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그리고 본인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대표나 최대주주로 있는 법인의 전국 모든 부동산 거래 내역을 조사 대상으로 삼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여야정 각 3명씩 9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출범하기로 하고 위원 명단을 통보한 후 지난 1일 위원회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그런데 당일 회의 시작 10분 전 국민의힘 측에서 갑자기 김해영 전 의원이 여당 측 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불참 통보를 하는 바람에 위원회는 출범하지 못했다. 이후 여야 간 몇 차례 공방을 거쳐 결국 김해영 전 의원이 위원에서 사퇴함으로써 위원회가 출범할 수 있게 되어 시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계기는 마련됐다.

그러나 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우선 조사를 위해서는 대상자로부터 자발적으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제출받아야 하는데 정당한 사유 없이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취할 불이익 조치를 명확히 해야 한다. 다음으로 조사 결과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기로 의심되는 경우 수사의뢰나 고발은 당연히 해야 할 최소한의 조치이고 그에 해당하지 않거나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더라도 투기 행위가 드러날 경우 당이나 의회에서의 제명, 향후 공천 배제 등 실질적 제재 방안을 미리 마련해 놓아야 한다. 그리고 위원회의 합의 사항과 조사 결과를 각 당이 전적으로 수용하여야 한다.

여야정이 이처럼 합의의 정신을 살려 위원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하면 국회, 다른 지자체 및 중앙정부로도 파급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최소한 부동산 문제에서만큼은 자유롭고 탐욕이 없는 사람이 공직자가 되어 부동산 약탈 사회를 해체할 입법을 하고 정책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런 기대라도 하고 싶고, 부산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산이 그러한 계기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싶다. 부산시 감시위원장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사직구장 돔 아닌 ‘개방형’ 재건축…2029년 개장
  2. 2롯데 3년은 사직구장 못 쓴다…대체구장 선정 놓고 고심
  3. 3업체 간 소송·충돌에…3년째 문도 못 연 엘시티 워터파크
  4. 4캐시백 5% 위기의 동백전…인천은 최대 17% 돌려준다
  5. 5오시리아 상가공실 해법은…주거 허용 vs 관광 활성화
  6. 6민주, 산은 이전 공식반대 내년 부산 총선 빅이슈로
  7. 7100만명에 여행비·휴가비 지원‥정부, 600억 원 푼다
  8. 8학원 못 가는 서부산 학생 위해…‘인강’ 구축 등 730억 투입
  9. 9엑스포 실사 맞춰…북항 내달 3일 전면개방
  10. 10與 MZ 구애 공들이는데…김재원 잇단 극우 행보에 화들짝
  1. 1민주, 산은 이전 공식반대 내년 부산 총선 빅이슈로
  2. 2與 MZ 구애 공들이는데…김재원 잇단 극우 행보에 화들짝
  3. 3“발탁인사 다 물러나야” “비교적 골고루 임명” 이재명 당직개편 충돌
  4. 4대통령 대법원장 임명 제한 개정안 발의...퇴임 6개월 전 野 견제
  5. 5"국민연금 보험료율, 수급개시 연령 모두 올려야"
  6. 6한 총리 "5월초 코로나 확진자 격리의무 7일서 5일로 단축"
  7. 7오늘 당정 양곡관리법 개정안 반대 굳힐 듯...尹 거부권 '초읽기'
  8. 8교과서 왜곡으로 보답한 日에 난감한 尹정부, 野 "간쓸개 내주고 뒤통수 맞은격"
  9. 9북한, 전술핵탄두 공개…7차 핵실험 임박?
  10. 10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전격 사퇴 "국정운영에 부담되지 않겠다"
  1. 1캐시백 5% 위기의 동백전…인천은 최대 17% 돌려준다
  2. 2오시리아 상가공실 해법은…주거 허용 vs 관광 활성화
  3. 3100만명에 여행비·휴가비 지원‥정부, 600억 원 푼다
  4. 4엑스포 실사 맞춰…북항 내달 3일 전면개방
  5. 5“매물 있다더니 가보니 팔렸다고 발뺌”… 부동산 불법 광고 여전히 판친다
  6. 6고리 2호기 다음 달 8일 일단 멈춘다…2025년 6월 재가동
  7. 7금융위 ‘이전 지정안’ 곧 정부 제출
  8. 8옛 미월드 터 생활형 숙박시설 허용될까
  9. 9내달부터 세입자가 집주인 미납국세 동의 없이 열람한다
  10. 10‘천원의 아침밥’ 수혜 인원 150만 명으로 확대
  1. 1사직구장 돔 아닌 ‘개방형’ 재건축…2029년 개장
  2. 2업체 간 소송·충돌에…3년째 문도 못 연 엘시티 워터파크
  3. 3학원 못 가는 서부산 학생 위해…‘인강’ 구축 등 730억 투입
  4. 4계엄령 문건 주도 조현천 체포...촛불시위 진압 계획 드러날까?
  5. 5부산시 대중교통 월4만5000원 초과 시 동백전으로 환급
  6. 6전두환 손자 전우원 불구속, 오늘 광주 가서 사과하나
  7. 7코로나 확진자 격리 7월부터 완전 해제, 5월엔 7일→5일 격리로
  8. 8부울경초광역경제동맹추진단 공식 출범
  9. 9북항 향해 ‘Busan is Ready’ 현수막…“실사단 보시겠죠”
  10. 10부산 울산 경남 낮 20도 완연한 봄 날씨...일교차는 커
  1. 1사직구장 돔 아닌 ‘개방형’ 재건축…2029년 개장
  2. 2롯데 3년은 사직구장 못 쓴다…대체구장 선정 놓고 고심
  3. 31번 안권수 유력…롯데 발야구가 기대된다
  4. 416년 만에 구도 부산서 별들의 잔치
  5. 5부산 아마 야구 출신 기업인 자신 이름 딴 대회 '성공적'..."서정수배 매년 개최"
  6. 6감 잡은 고진영, LA서 시즌 2승 노린다
  7. 7새신랑 김시우, 텍사스서 ‘명인열전’ 샷감 예열
  8. 8아이파크, 국내 첫 ‘로컬 스카우터’ 도입
  9. 9흔들리는 믿을맨…부디 살아나 ‘준용’
  10. 10토트넘 콘테 경질…손흥민 입지 변화 불가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황령산 봉수전망대에 보내는 간곡한 바람
더불어 살며 지켜가야 할 피란수도 부산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연의 법, 인간의 법
낙동강 녹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기고 [전체보기]
주민과 함께, 보다 긴 호흡으로
‘딴지 걸기’ 이제 그만, 인천과 가덕도 양 날개로
기자수첩 [전체보기]
동계체전, 국내 최고 겨울 스포츠대회 맞나
학교 신축 공기지연, 노조 탓만 할 수 있나요?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국은 여기까지다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거울아, 거울아!” 그 중독의 마법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계박람회 왜 부산인가?
문화자산을 물려받는다는 것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가덕신공항과 수도권 일극 체제
‘영웅 만들기’에 나서야 할 때
도청도설 [전체보기]
테라 권도형 처벌
엑스포 실사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제주 구엄리 돌염전
아재들의 건승을 빕니다!
사설 [전체보기]
교육격차 해소 위한 부산 맞춤형 학습지원 성과내라
산업은 부산행 발목 잡은 민주당, 균형발전 역행이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큰 기대에 쉽게 기대지 말자
우리 곁의 ‘다음소희’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신발을 신으며 배우는 겸손
매화 앞에서, 슬픔 앞에서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잃어버린 웃음을 찾아서
환대(hospitality)의 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원전에 미래를 맡길 수 없다
다시 블랙리스트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세계의 대전환, 2030 부울경세계박람회
근고지영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대통령의 초심
새해엔 선거개혁 위한 결단 기대한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봄의 낭만에 대하여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특별기고 [전체보기]
한일관계, 기초 제대로 잡아가야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두 마리 토끼, 콘골트
오케스트라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의재 허백련의 한국적인 산수화
이당 김은호의 ‘매란방’
CEO 칼럼 [전체보기]
재편된 마이스 시장에서 생존 전략은
ESG경영 골칫거리 해결한 시스템
  • 다이아몬드브릿지 걷기대회
  • 제11회바다식목일
  • 코마린청소년토론대회
  • 제3회코마린 어린이그림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