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코로나19 방역이 이중 위기를 만났다. 4차 대유행 조짐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데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혈전 연관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신규 확진자가 700명으로 늘어난 건 4차 대유행을 예고하는 경보로 받아들여진다. 700명대 확진자는 3차 대유행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한 지난 1월 5일(714명) 이후 93일 만이다. 전문가들은 “작금의 확진자 증가 추세가 3차 대유행 정점 직전과 비슷한 양상”이라며 3차 대유행보다 더 큰 규모의 4차 대유행 가능성을 경고한다. 절체절명의 초비상 상황이란 얘기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태여서 거리두기 격상 등 방역 강화가 불가피하다. 지난 7일 기준 백신 접종률은 전 국민 대비 2.06%에 불과하다. 그런데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지표인 최근 1주일간 일평균 확진자(543.3명)는 2.5단계 기준(전국 400~500명 이상)에 이르렀다. 특히 부산은 연일 5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비수도권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부상했다. 문제가 된 유흥주점발 감염이 학교에까지 번진 데다, 관련 확진자가 300여 명으로 불어났다. 감염원이 불분명한 환자비율도 높아 걱정을 더한다. 최근 1주일의 관련 수치가 전주보다 4.3% 포인트나 상승한 14.5%로 나타난 건 예사롭지 않다. 임시검사소 재설치 등 방역 허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런 마당에 “AZ 백신이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특이 혈전 생성의 매우 드문 사례와 연관성이 있다”는 유럽의약품청(EMA)의 발표까지 나와 백신 접종에 차질이 우려된다. 올 상반기에 도입하는 1808만8000회분의 백신 중 AZ 비중이 59%(1067만4000회분)에 달하기 때문이다. EMA 발표를 접한 보건당국은 일단 학교·돌봄 인력과 취약시설 종사자, 요양시설·병원과 코로나 대응인력 중 만 60세 미만자에 대한 접종을 일시 보류했다. 스페인(60~65세), 벨기에(56세 이상), 이탈리아(60세 이상) 등 유럽 국가들의 AZ 백신 접종연령 규정을 참고한 조치다. 보건당국은 “접종 대상자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했다. 보건당국은 EMA 등 관련 정보를 면밀히 검토해 오는 11일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접종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안전과 무관한 불필요한 염려를 야기하지는 말아야 한다. 방역의 관건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논리적 메시지 전달로 신뢰를 심어주는 일이다. 그러려면 정확한 국내외 정보가 신속히 수집돼야 한다. 혈전 등 접종 부작용과 관련한 국내 기저율(발생 빈도) 측정과 실태 모니터링도 실시간으로 이뤄져야 하는 건 물론이다. 그러지 못해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뜬소문에 휩쓸리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접종 기피 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다간 오는 11월 집단면역 형성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포스트 코로나’의 미래를 꿈꾸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