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막바지 총력전으로 뜨겁다. 이번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국민의힘 박형준, 미래당 손상우, 민생당 배준현, 자유민주당 정규재, 진보당 노정현 후보 등 모두 6명이 출마했으나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민주당 김 후보와 국민의힘 박 후보 2명에게 관심이 쏠린다. 그만큼 두 후보의 경쟁이 치열하다. 집권 여당 후보와 제1 야당 후보 맞대결 결과는 내년 3월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두 후보는 물론 거대 양당이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 살릴 경제 시장’ 김 후보냐, ‘내게 힘이 되는 시장’ 박 후보냐라는 시민의 선택은 일주일 뒤인 7일 투표로 판가름난다.

당장 1일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다.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라 투표가 끝날 때까지 정당 지지도나 당선 가능성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거나 보도할 수 없다. 여론 동향을 파악할 수 없는 ‘블랙아웃’에 들어가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선 근거 없는 흑색선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공약 대결을 하는 정책 선거대신 상대 후보의 약점 헤집기에 주력하는 네거티브 선거로는 표를 가져갈 수 없음을 알아야 하겠다. 당연히 가덕신공항 조기 착공 및 경제자유구역 확대, 경부선 숲길 조성 등 김 후보의 공약과 부산 전체를 15분 거리로 묶겠다는 어반루프 건설과 요즈마코리아 1조2000억 창업 펀드 유치 및 저출산 예산 획기적 증액 등 박 후보 공약의 가치를 따지는 유권자의 혜안이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2일과 3일 이틀 동안 각각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전투표가 진행된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선 사전투표율이 26.6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총선 전체 판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양당 후보가 세대별 사전투표 동향이나 전체 사전투표율을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로 꼽고 저마다 유리한 측면을 부각하며 사전투표 참여를 강조하는 이유다. 운명의 7일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이번 선거에 참가할 유권자는 293만6300여 명이다. 여성이 150만9000여 명으로 남성보다 8만여 명 더 많고 40대와 50대 비중이 높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예상하는 투표율은 45% 선이다. 2000년 이후 치러진 세 차례 광역단체장 보궐선거 투표율 평균 43.5%에 사전투표 도입에 따른 투표율 2% 포인트 상승 효과를 더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양당 후보의 치열한 선거운동과 갈수록 높아지는 사전투표율을 감안해 최종 투표율이 50% 수준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다만 7일은 임시공휴일이 아니라는 점이 또다른 변수다.

부동산 민심이 최악인 데다 코로나 민생 쇼크가 심각한 가운데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 탓에 치러지는 선거다. 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지금까지 판세가 야당에 유리한 까닭이다. 일꾼론과 심판론을 내세운 두 후보가 표를 얻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과열·혼탁의 과거 전철 답습이 아니라 공약을 설득하고 시민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