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5월 중으로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사전타당성조사(사타)에 착수하기로 했다. 아울러 김해신공항 건설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보류 중인 ‘김해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도 접기로 했다. 이로써 김해신공항은 정부 사업목록에서 사라진다. 30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후속조치 계획’을 논의했다고 한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에 시동이 걸린 셈이다.

사타 용역에선 항공수요 예측과 시설 규모·배치, 시공성, 재원 조달, 공기 산정 및 단축 방안 등을 검토한다. 부등침하(땅이 고르지 않게 침하하는 현상)와 항공 안전 등 중요 사안은 지반 안전 분석과 항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작업을 거쳐 내년 3월 안으로 사업 추진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사타 착수와 함께 수요·물류, 항공·해사 안전, 지반, 환경·소음, 공항 건설·운영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을 발족한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시행되는 오는 9월 17일에는 관련 태스크포스를 ‘신공항건립추진단’으로 확대 개편한다. 국토부의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길 바란다.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도 한 목소리로 가덕신공항 건설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신속한 사업 진행에 이견이 없을 터이다. 민주당 김영춘 후보는 “가덕신공항 건설을 2024년에 착공해 2029년 완공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2030 국제엑스포를 유치해 성공리에 치를 수 있도록 반드시 조기 완공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도 “어번루프(도심형 초고속철도)를 건설해 가덕신공항과 국제엑스포 행사장인 북항, 동부산관광단지에 단시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이 마음에 변화가 없어야 하고, 당연히 그럴 것으로 믿는다.

가덕신공항 건설의 순항 여부에 국토균형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활성화의 명운이 걸려 있다.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젊은이가 빠져나간 지방이 고사위기에 처하고, 지방대학이 벚꽃 개화 순서대로 문을 닫을 것이라는 등 지방에 관한 비관적 전망이 꼬리를 물고 터져나오는 건 수도권 중심주의 탓이다. 지방을 죽이고 마침내 나라까지 죽일 망국병이다. 그 고질적 적폐를 해결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 중 하나가 가덕신공항 건설이다. 가덕신공항이 들어서면 수도권에 집중된 교통·물류의 상당량이 동남권으로 이동해 수도권과 동남권이 공존·번영할 수 있는 기틀이 형성된다. 가덕신공항을 핵심 인프라로 한 동남권 메가시티의 지역내총생산이 수도권의 3분의 1에 달하는 276조 원으로 추산된다. 이런 공생 모델의 전국적 확산 결과가 바로 국토균형발전이다. 가덕신공항 건설은 국토균형발전의 문을 여는 열쇠라는 얘기다. 수도권 중심주의에 가려 시들어가는 풀뿌리 민주주의에 피가 돌고 꽃이 필 수 있는 터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