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신생아 가뭄과 인구절벽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한다. 안 그래도 신생아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라서 큰 걱정이 앞선다. 최악의 경제 위기에 출산을 미루거나 단념하는 경우도 있고, 만남의 기회 자체가 줄어서 가정을 이룰 기회조차 감소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지난해 결혼 건수가 역대 최소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안타까운 보도를 접했다. 심지어 임신을 원하는 경우에도 이 코로나19가 남성의 생식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어서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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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서상균 |
코로나19의 전염력과 치명률에 정신없던 2020년에 왜 의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와 남성의 생식 기능에 주목하게 되었을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 (ACE2) 수용체에 달라붙어 우리 몸의 세포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ACE2는 폐 심혈관계 신경계 신장 위장관계뿐만 아니라 남성의 고환이나 전립선에도 분포한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정자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여기는 이유는 고환 세포가 높은 수준의 ACE2 수용체를 가지고 있어서 바이러스가 세포 내부로 침입하여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20년 중반부터 코로나19와 남성의 생식능력에 대한 연구들이 보고되기 시작했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지만 현재까지 1000 편이 넘는 논문들이 발표되어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월, 이탈리아 플로렌스 대학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에 감염됐던 30~65세 남성에게서 회복 한 달 후 정액 샘플을 분석했더니 25%가 정자 수가 적거나 20%는 무정자증 또는 정액에 정자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환자는 경증 환자들에 비해 감염 후 무정자증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았다.
그 외에도 지난해 10월 중국의 소규모 연구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 정액의 염증 수치가 높고 정자 수가 적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독일 기센대학교 연구에서는 건강한 남성에 비해 코로나19에 감염된 남성들의 정자는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가 두드러지게 증가했고, 정자의 농도와 운동성 그리고 모양이 바이러스에 의해 부정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코로나19를 앓은 정도가 심할수록 이런 차이가 컸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효과가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 차이는 비정상적이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남성불임연구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남성은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인에 비해 떨어져 있다고 한다. 남성호르몬 저하와 이로 인한 성기능 저하까지도 직, 간접적인 관련성을 밝히는 연구가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연구 결과들에 대해 성급한 결론을 내거나 지나친 일반화도 경계해야 한다.
감기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 질환만 앓아도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일시적으로 정자수가 감소할 수 있다. 아프면 정액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연구결과가 치료를 위해 사용된 약물 때문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 역시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남성생식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그 영향이 약하거나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도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자 수가 증가하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도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들을 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남성 생식기능의 연관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젊은 남성이라 해서 코로나19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닐 것이다.
필자도 며칠 전 코로나 백신 접종 주사를 맞았다. 다행히도 별 부작용 없이 잘 넘겼다.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이제 우리에게도 봄날이 오는가 설레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뉴스에서는 하루 400명 전후의 신규 환자들의 발생 소식이 들리고 있다.
젊고 건강하니 나는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병원에서 방금 보낸 문자로 대신한다. “지금까지 슬기롭게 대처해 온 것처럼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말고 방역수칙을 잘 지켜주시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산의료원 비뇨의학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