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년째 공전 중인 해사법원 부산 유치 운동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다. 인천과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최근 서울이 다시 유치전에 뛰어든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3파전’으로 확대된 셈인데,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게다가 인천과 서울이 수도권으로 한 묶음이나 마찬가지이다 보니, 부산은 ‘1 대 2’의 힘겨운 싸움을 벌일 처지다. 2016년 3월 지역 학계와 법조계 시민단체가 해양 분쟁 및 사건 전담 해사법원의 필요성과 부산 유치를 주장하고 나선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은 셈이다. 하지만 이럴수록 단호하고도 즉각적인 지역사회의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서울의 ‘참전’은 부산 입장에서 보면 분명 난데없는 일임에 분명하다. 게다가 지난 5년간 부산이 앞장서서 법원의 입장 변화를 끌어내려 노력하는 동안 한 발 빠져있던 서울의 ‘재등판’은 ‘숟가락 얹기’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20대 국회에서 4차례, 21대 들어 2차례나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제출될 때마다 부정적인 입장이던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돌연 ‘해사법원 설립 필요’ 쪽으로 급선회하자 서울에서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수도권 중심주의 또 다른 민낯이 아닐 수 없다. 여당 소속 이수진 의원이 제출한 법안 내용이 서울에 해사국제상사법원 본원을 놓고 부산·인천·광주에 지원을 두는 내용인 것이 그 증거다.
그렇다고 서울 탓만 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 당장 해양산업 및 수산업, 조선업과 무관한 서울의 ‘법조 일극주의’를 깰 논리 개발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부산시가 ‘해사전문법원 부산 설립 타당성 용역’을 발주하고 부산지방변호사회 등과 공동 대응키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문제는 용역 기간만 10개월이 걸린다는 점이다. 그동안 손 놓고 있는대서야 될 일이 아니다. 해사법원의 부산 유치 당위성을 부지런히 국민들에게 알리는 여론전과 동시에 정치권 압박전을 펼쳐야 한다.
이를 위한 전열을 재정비할 때다. 해사법원의 부산 유치 당위론의 근거는 실제로 차고 넘친다. 무엇보다도 해사분쟁은 바다에서 일어나고 항행이나 선박 관련 사건사고들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핵심이다. 세계 6대 글로벌무역항이자 수산·조선·선용품업 중심도시,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해양관련 기관 밀집 도시가 부산이다. 해양관련 산학연관 클러스터도 가장 확실하게 조성돼 있다. 모든 해양 분쟁의 해결 과정은 선박이 있고, 바다가 있고, 항만이 있고, 사고가 발생한 곳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해양사고를 담당하는 해양안전심판원과 국내 유일의 해양 전담 중점 검찰청인 부산지방검찰청도 있다. 해사법원의 입지로 이보다 더 적절한 곳이 있는가. 부산이 경쟁 도시인 싱가포르 홍콩에 비해 뒤떨어진 것은 수요자 중심의 친절하고 전문적인 해양법률 서비스다. 이런 부산의 절박함을 외면하고 해묵은 법조 카르텔의 서울 중심주의만 내세울 양이면 여당은 다시는 지역균형발전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 여당 지도부가 나서서 정리를 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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