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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김영춘과 박형준 /손균근

김·박, 86세대 보혁의 간판…민주화·혁신으로 후보 쟁취, 정치역량·잠재력 역대 최강

새 부산 기틀세우기 성공땐 더 큰 정치적 기회 열려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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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7일 새 부산시장을 뽑는다. 한국 제2의 도시가 추락을 거듭한 ‘잃어버린 30년’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비상을 하는 순간이다. 다가올 미래형의 ‘순간이길…’이 아니라 ‘순간이다’고 단정하고 싶다. 이번에 실패하면 부산은 다시 일어서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절박감 때문만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가진 역대 후보들과는 다른 면모에 거는 기대감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부산의 두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에 비해 정치적 가능성이 훨씬 더 크게 열려 있다. 개인적 자질, 정치 역량, 정치적 잠재력 면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다. 부산의 행운이자 한국의 복이다.

그래도 따질 건 따져야 한다. 부산의 희망 찾기와 한국 정치의 미래를 위해서다. 김·박 후보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건곤일척의 대결을 펼치고 있다. 이 칼럼에서는 온갖 매체에서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정치적 논쟁은 뺀다. 보혁 두 진영이 만든 정쟁의 폭포수가 일으킨 물보라가 자칫 부산시장 자리의 본질을 흐리는 것을 경계함이다.

사람과 정책에 집중하자는 취지이다. 정치인도 사람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두 후보는 비슷한 구석이 많지만 결이 다른 측면도 있다. 김 후보는 빨리 결론을 짓고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박 후보는 상대적으로 신중하게 판단하고 움직이는 편이다. 1980년대부터 격동의 정치 현장을 헤쳐온 김 후보와 정치권과 대학을 오간 박 후보의 이력이 이런 차이를 만든 것 같다.

김 후보는 1962년 부산진구, 박 후보는 1960년 동구에서 태어났다. 80년대 초반 고려대 문학 동아리에서 같이 활동했다. 박 후보가 김 후보에게 자취 방을 물려줄 정도로 친밀했다. 그들은 군사독재에 맞섰다. 김 후보는 총학생회장으로 독재권력에 맞서 시위를 주도했다. 당시 학생운동 지도자들이 감내해야 했던 구속과 제적이라는 ‘코스’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군대에 가지 못했다. 박 후보도 시위 도중에 눈을 다치는 바람에 군대에 못 갔다. 그는 당시 쏟아진 진보민주진영의 사회구성체 논쟁의 한 축을 형성했다. 20대의 그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역사와 시대의 요구에 응답했다. 김 후보의 장점이 ‘결연한 행동’이라면 박 후보는 ‘치밀한 이론’이다.

이런 차이는 정치 입문 이후에도 대체로 유지됐다. 김 후보는 김영삼(YS)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했다가 이회창의 한나라당이 수구 보수화되자 탈당했다. 이후 그는 진보계열의 민주당에 합류했다. 보수진영은 그를 ‘배신자’라고 한다. 김 후보는 ‘고통에 대하여’라는 책에서 ‘도로 민정당’에 몸을 둘 수 없었다고 적었다. 박 후보는 민중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가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을 했다. 이를 두고 상대 진영에서 ‘변절자’라고 한다. 박 후보는 ‘한국사회,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책에서 ‘진영과 적대의 정치’를 넘어서려는 시도라 말한다. 보수에서 진보(김 후보)로, 진보에서 보수(박 후보)로 이동한 데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 선택에서 정치적 손해를 더 많이 감내한 이는 김 후보이다. 지역독점에 편승하는 편한 길을 마다하는 선택은 보통 용기로 할 수 없는 일이다.

두 후보의 이런 정치역정은 각자의 진영에서 비주류로 묶이는 요소가 됐다. 두 사람은 굴하지 않았다. 김 후보는 3선 의원, 청와대 참모, 장관, 국회 사무총장을 지내며 부산에서 진보 역량을 키우는 데 공을 들였다. 박 후보는 초선 의원 이후 청와대 참모와 국회 사무총장을 거치며 보수 혁신에 매달렸다. 두 후보의 진가는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이다.

두 후보는 마침내 주류의 천장을 뚫었다. 김 후보는 이른바 골수 친문의 견제를 뚫고 후보에 올랐다. 국회의원 지역구를 서울에서 고향인 부산으로 옮겨 당선된 과정은 실패하더라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김 후보의 의지를 대변한다. 박 후보도 수구보수의 저항을 뛰어넘어 시장후보를 쟁취해냈다. 보수정당의 부산시장후보가 사실상 낙점돼온 현실에 종지부를 찍은 첫 정치인이다. 이 점은 박 후보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한때 부산 보수를 대표했던 권철현 전 의원도 못 한 일이다.

두 후보는 ‘부산 침체’에 대한 해법에서 가덕신공항 조기 건설을 빼면 진단과 해법에 각이 선다. 김 후보는 부울경 메가시티, 2030 부산엑스포 유치, 북항 재개발사업 등을 핵심공약으로 꼽는다. 박 후보는 산학협력창업도시, 과학기술기반산업, 어반루프 건설 등을 강조한다. 김 후보의 굵직한 개발과 광역경제권, 박 후보의 4차 산업을 통한 질적 혁신론은 더 강하게 부딪혀야 한다. 그래야 새 부산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두 후보에게 주어진 숙명이자 과업이다.

서울본부장 kksho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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