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는 15조 원 상당의 추가경정예산을 비롯한 총 19조5000억 원 규모의 4차 재난지원금을 지출하기로 했다. 집합금지 연장·완화 업종에 400만~500만 원, 집합제한 업종엔 300만 원, 일반 업종에는 100만~200만 원을 지급한다. 지자체에 사업자로 등록된 노점상에게도 50만 원을 준다. 지원 대상자가 690만 명에 이른다. 세 번의 코로나 대유행으로 민생이 도탄에 빠진 상황이니 긴급수혈은 당연하다. 하지만 지원의 실효성과 국가채무 증가 등에 대한 우려 또한 크다. 국회가 이런 문제들을 세심하게 논의해 지원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주길 당부한다.
가장 염려되는 점은 지원의 실효성이다. 앞서 정부는 전국민 및 소상공인·특수고용직에게 세 차례에 걸쳐 31조4000억 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지만, 간헐적으로 이뤄진 지원이다 보니 코로나 피해를 보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자영업 지원 국제비교’ 보고서가 이를 증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1년 중 한 달이라도 매출이 50% 이상 줄어들면 개인 100만 엔(1000만 원), 법인 200만 엔(2000만 원) 이내에서 감소액의 12개월치를 지원한다. 독일은 매출이 70% 이상 감소할 경우 임대료와 이자 등 고정비용을 최대 90%까지 지급하며, 프랑스도 매출이 50% 이상 줄었을 때 월 1만 유로(1400만 원) 이내에서 보전해준다. 일본 등 선진국의 지원에는 실제 피해 상황이 반영된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아 효과가 의문스럽다.
국가채무 증가도 걱정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 중 9조9000억 원을 국채로 마련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국채가 965조9000억 원으로 늘어나 1000조 원의 문턱에 이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채 비율도 48.2%로 상승한다. 국채 비율은 국가 신인도를 결정하는 국제 기준이어서 여간 난감한 문제가 아니다. 이런데도 여당은 자당 내에서 제기된 증세 논의 필요성조차 야당의 악의적 프레임 전개 우려를 앞세워 일축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번 추경을 “이낙연표 추경”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부산·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된 포퓰리즘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국회는 이런 문제들을 잘 살펴봐야 한다. 지원은 절실한 이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이뤄져야 한다. 면밀한 효과 분석 없이 진행되는 지원에 대해선 포퓰리즘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미증유의 경제위기 속에 거둔 국민 혈세를 정치적 생색내기로 허비하는 걸 어찌 용납할 수 있겠나. 증세 논의도 필요하다. 안 그래도 코로나 사태로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가 심화된 마당이다. 특정 계층만의 독자적 부 창출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 부유층의 부익부에는 빈곤층의 빈익빈이 맞물려 있다. 이런 문제들을 충분히 고려한 추경이어야만 취약계층을 살리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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