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을 새로 선출하는 보궐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정당마다 예비후보들의 본선 진출을 위한 공개 토론을 진행하며 선거운동이 중반으로 들어서는 분위기다. 시간이 흐를수록 지역경제 활성화와 부산사람들이 먹고 살 미래 먹거리를 제시하는 정책과 공약 대결보다 서로를 헐뜯는 소모적 ‘네가티브 정쟁’으로 흐르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번 선거 과정을 통해 참신하고 새로운 지역 발전의 아이디어가 도출되는 좋은 ‘기회의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꼽히는 부산의 경우 현재 갈수록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상으로 유망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그만큼 절실한 시점에 있다. 부산은 과거 합판이나 임가공 등 잘 나가던 주력산업이 쇠퇴에 미리 대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에는 4차산업혁명에도 뒤처져 대학이 많은데도 청년들이 직장을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인구가 거의 20년째 줄어드는 현상을 보인다.
지역 제조업체 3곳 중 1곳이 올해 신입직원 채용 인원을 지난해보다 줄일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자동차로 대표되는 자동차 업계의 부진이 제조기업의 채용 시장에 도미노 타격을 입힌다는 분석이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업체 180곳을 대상으로 올해 경제전망을 묻는 ‘경영환경 의견 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체 수가 59곳으로 전체의 32.8%에 달했다. ‘2020년과 비슷하겠다’는 응답이 60.6%(109개사)였고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6.7%(12개사)에 그쳤다. 경기 회복과 신입직원 채용이 정비례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지역 제조업체의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상의는 일감이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 월급과 같은 고정비가 계속 투입되는 채용에 대해 보수적인, 위축 경영의 단면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상의 조사에서 신입직원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기업 59곳 가운데 50곳 이상이 지역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부품과 조선·조선기자재 관련 업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진중공업 등 조선업체에 이어 제조업 매출 1위 기업인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영 부진이 이어지면서 협력업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경제 전체 비중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서비스업과 양대 축을 담당한다. 안정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볼 때 제조업 육성 시책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필자가 이사장으로 있는 부산시기계공업협동조합의 경우 제조업 가운데서도 ‘뿌리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기계업종을 담당한다.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제조업을 기치로 하는 기계업종의 경우 인재들이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자리가 많은 편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공장 자동화(스마트 팩토리)’ 프로젝트 등을 적극 추진하는 만큼 정부와 부산시의 과감한 정책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 아울러 첨단 제조업 육성을 위한 파격적인 규제 개혁과 수출투자 모멘텀 회복, 벤처창업 활성화 등에도 민과 관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산업과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적 변화 속에 치러지는 이번 시장 보궐 선거에 대한 정정당당한 시책 대결과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할 참신한 지도자에 거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부산의 미래를 놓고 ‘부자도시로 가느냐’ ‘계속 쇠락하는 도시로 가느냐’를 가름하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9년된 부산기계공업협동조합은 산학연 연구클러스터로서 채비를 갖추면서 부산대 기계기술연소와 협업해 분소를 운영한다. 조합원사들의 개발 의지를 북돋우며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는 중이다. 지난해 협동조합의 연구기능을 뒷받침하는 입법을 이루어내는 선구적인 역할을 해냈다. 시와 연구기관 그리고 대학이 조합을 연구·개발의 창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지역 기계뿌리제조산업은 머지않아 이 분야의 메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기계뿌리산업의 부가가치를 업그레이드할 R&D 역량을 육성하는 데 중장기적 관점에서 적극 지원할 의지가 있는 시장을 기대한다. 가덕신공항과 부산항신항에 이어 오대양 육대주를 향해 끝없이 뻗어나가는 2030등록엑스포 유치를 통해 세계 속으로 비상하는 부산, R&D 르네상스로 다시 한 번 비상하는 부산, 국내외의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활력 넘치는 미래 도시 부산을 꿈꾼다
미래의 비전을 이루는 가운데 부산의 어디서라도 보이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바다 저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며 바이어와 함께 나누는 차 한 잔의 여유를 기대한다.
정용환 부산시 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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