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어제 서울상공회의소 제24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최 회장은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는 관례에 따라 다음달 24일 대한상의 회장이 된다.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수장에 오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884년 한성상업회의소에 뿌리를 둔 대한상의는 지역과 업종을 망라한 경제단체다. 특히 앞선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로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4대 그룹이 빠지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정부와 경제계의 가교 역할이 주목된다.
4차 산업혁명과 산업구조 변화 속에서 우리 경제 활로를 찾는 견인차의 소명은 더욱 중요하다. 최 회장이 평소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했고, 이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활성화를 꾀하고자 정보통신(IT), 스타트업, 금융 관련 기업인들을 대거 영입했으니 하는 말이다.
Environment(환경), Society(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첫글자를 딴 ESG는 2006년 제정된 UN책임투자원칙을 통해 처음 등장했다. 기업이 경영 활동에서 친환경적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지배구조도 투명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21세기 기업 경영의 화두로 떠올랐다. 글로벌 기업은 물론 EU 등에서 ESG를 강조하면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사항으로 여겨진다.
최 회장과 함께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박지원 두산 부회장, 이한주 베스핀 글로벌 대표, 이형희 SK SV위원회 위원장,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7명이 새로 서울상의 부회장으로 합류한 점도 눈길을 끈다. 재계 판도를 재편하는 큰 흐름을 주도하는 이들로 평가받는다. 이 분야에 젊은 인재들이 몰려들고 돈이 모이는 이유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toss)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공개한 다큐멘터리 ‘핀테크, 간편함을 넘어’(FINTECH-BEHIND THE SIMPLICITY)에서 확인할 수 있다. 8전9기의 성공 신화 밑바탕엔 고객의 필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근성이 꿈틀거린다.
그런 면에서 제24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는 아쉽다.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어떤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느냐는 물음에 답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회원사 5929곳을 둔 부산상의 회장은 대한상의 수석부회장을 겸한다. 부산을 대표하는 ‘회장님의 회장님’을 넘어 변화를 이끄는 대한상의의 핵심으로 활동하는 새 부산상의 회장을 바란다.
정상도 수석논설위원 jsd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