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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럼] 위대한 발견, 당뇨병 치료의 꿈 /김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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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1-02-22 19:56:31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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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년 베일리스(Bayliss)와 스탈링(Starling)은 소장 점막 추출물이 췌장의 소화액 분비를 자극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것을 세크레틴(secretin)이라고 불렀다. 1906년 무어(Moore)는 십이지장에서 추출한 물질이 췌장의 분비를 자극한다는 것을 알아냈고, 이 물질을 당뇨병 환자에게 먹이면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으나, 좋은 결과를 얻을 수는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당뇨병은 불치의 병이었다. 1921년에 밴팅(Banting)과 베스트(Best)가 개의 췌장에서 인슐린 추출에 성공한 이후 비로소 당뇨병 치료의 가능성이 열렸다. 그리고 그 이후 당대사와 당뇨병 치료에 관한 눈부신 발전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림 서상균
1932년 라 베레(La Barre)는 상부 위장관에서 추출한 이 물질이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여 혈당을 떨어트린다는 것을 소화액 분비와는 독립적으로 구분하여 명시하고, 이 물질의 이름을 인크레틴(incretin)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결국 이 물질이 무엇인지 알아내지는 못했으나 그를 비롯한 여러 과학자들은 이 물질이 결국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리라 예측했다. 이후 수 십년간 인크레틴의 존재는 학계에서 잊혀가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당뇨병의 첫 치료제인 인슐린에 모든 관심과 연구가 집중되던 시기였다.

1967년 펄리(Perley)는 당을 정맥으로 투여했을 때보다 경구로 섭취했을 때 인슐린의 분비가 30~40% 정도 더 크다는 실험을 발표하여 인크레틴의 효과를 증명해냈다. 더불어 당뇨병 환자에서는 이 인크레틴의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도 발표되어 당뇨병 환자에서 인크레틴의 효과를 증가시키면 혈당이 좋아지겠다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게 되었다. 1973년 브라운(Brown)은 개에서 인크레틴 중 하나인 GIP 라는 물질을 밝혀냈고, 듀프레(Dupre)는 이 물질을 사람의 정맥에 당과 함께 주입했을 때 혈당이 떨어진다는 것을 증명했다. 1982년 벨(Bell)은 인간의 글루카곤 유전자를 복제하여 또 하나의 인크레틴인 글루카곤양 펩타이드-1(GLP-1)이라는 물질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1986년 미쉘 나욱(Michael Nauck)은 GLP-1을 주사하였을 때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밝혔다. 1995년에는 식후에 분비되는 이 인크레틴이 DPP-4라는 효소에 의해서 즉시 사라진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다. 당뇨병 환자에서 이 DPP-4라는 효소를 억제하면 인크레틴 효과가 증가되어 혈당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세워지게 되었다.

2005년 드디어 엑세나타이드(exenatide)라는 첫번째 GLP-1 이 당뇨병 치료제로 미국식약처의 승인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해인 2006년에는 DPP-4효소 억제제인 시타글립틴(sitagliptin)이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2021년 DPP-4 억제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당뇨병 치료제가 되었다. GLP-1 제제는 주사제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현재 빠른 속도로 사용량이 늘고 있다. 특히 GLP-1은 당뇨병 치료제로서는 부작용으로 볼 수 있었던 소화불량, 식욕 감소와 체중 감소 효과를 역이용하여 비만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다.

많은 환자들이 이렇게 질문을 한다. 손바닥 안에서 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우주여행을 꿈꾸는 이 시대에 왜 당뇨병은 치료할 수 없는 것이냐고. 그분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사실이 바로 이것이다. 당신이 사용하고 있는 바로 그 약이 지난 세기의 가장 위대한 발견 중 하나이며, 지난 한세기 동안 수없이 많은 과학자들이 포기하지 않은 당뇨병 치료의 꿈에 대한 열정과 노력의 산물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주여행 기술과 맞먹는 과학기술의 결정체 그 자체라는 것을 말이다. 당뇨병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는다는 것은 그 과학의 결정체를 누릴 기회를 가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당뇨병 치료 과정이 실망스럽고 힘들기보다는 치료받을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고신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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