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지역이 사라진 인구정책 /손균근

인구감소·수도권 편중 등…정부, 지역 대책은 생색용

2차 공공기관 이전 불투명, 지역 외면 정부 불신 자초…지역소멸 방지책 제시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는데 재상 공손앙(기원전 390~338년)의 인구정책이 한 몫했다. 공손앙은 경제력과 군사력을 높이는 방책으로 ‘가구 쪼개기’를 추진했다. 3,4대가 한 가구였던 것을 장정 한 사람이 한 가구를 꾸리도록 했다. 불어난 가구에는 놀고 있는 땅의 개간권을 줬다. 늘어난 가구는 5~10가구 단위로 조직·관리했다. 황무지였던 국토는 옥토로 바뀌고 농업 생산량이 급증했다. 덩달아 늘어난 인구는 전시동원체제를 갖췄다. 진나라 부국강병책의 핵심은 인구였다.

공자(기원전 551~479년)도 정치의 목표는 인구와 경제에 있다고 강조했다. 논어에서 정치가 ‘인구와 경제적 풍요,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도 근간은 인구이다. 인구는 생산과 소비의 주체이다. 국가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2000여 년 전 전국시대에 종지부를 찍은 진나라의 승부수는 인구정책이었던 셈이다.

지금 한국은 인구문제의 늪에 빠져 들고 있다.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수도권 편중이라는 3대 과제이다. 하나같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속도로 진행된다. 정부의 관련 통계를 보면 가히 ‘국란급’이다. 지난해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은 인구 데드 크로스가 시작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인구 1만4000여 명이 줄었다. 생산연령 인구는 이미 2016년 정점(3760만 명)을 찍은 뒤 급속히 추락하고 있다. 정부는 ‘초저출산·초고령사회 진입’이라고 표현했다. 일할 수 있는 젊은 사람은 줄어들고 부양해야 할 노년층은 늘어나는 ‘인구 오너스기’가 본격화 됐다는 분석을 보탰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수도권 인구는 2603만여 명으로 비수도권 2580만여 명보다 22만여 명 많았다. 2019년 말 수도권 인구는 비수도권을 처음으로 1만 명 추월했다. 이후 매월 2만 명 이상이 수도권으로 이동한 것이다. 인구 감소 속에서 수도권 쏠림이 심화되는 것은 비수도권이 황폐화되어 간다는 뜻이다.

한국의 인구 문제는 규모의 감소와 함께 노령인구가 급증하는 구조의 변화, 특정지역으로 집중되는 공간적 편중문제가 버무려진 복합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도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확정된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년)의 비전은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지속 가능 사회’이다. 핵심은 출산과 양육의 부담을 줄이고 고령층이 생산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출생을 늘려 인구 규모를 유지하고 고령층이 급증하는 구조의 변화에 대응해 ‘인구 충격’을 완화하려는 전략이다.

하지만 수도권 인구 편중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은 거의 없다. 지역상생기반 구축이라는 항목에 내용도 정책 효과도 불분명한 지역청년 자립 지원과 지역공모사업 우대정책이 달랑 두 개 포함됐다. 지역 소멸의 시계가 갈수록 더 빨리 돌아가는 상황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얼마나 한가한지 보여준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제3기 인구정책 TF 추진계획’도 지역은 뒷전이다. 기재부는 지역소멸 대응책으로 수도권 인구와 기업의 지방이전 촉진 인센티브 제공과 지역거점도시 발전전략 등을 포함한단다. 둘 다 세제혜택 수단 등 국가균형발전정책으로 추진중인 사안으로 새로울 게 없다. 더구나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스스로 할 수 있는 2차 공공기관 이전마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 상황에 대해 “언제,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 아웃라인이 그려진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 안 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 분들도 있더라. 그런 생각은 자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종착점이 다가오는데도 이전 대상기관이나 이전 지역과 시기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정부에서 실행은 고사하고 계획확정조차도 불분명하다는 고백이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포기한 것으로 보더라도 반박하거나 해명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이를 증명한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의 핵심은 금융기관이다. 금융공기관 노조가 반발한다고 한다. 이들 금융공기관은 대부분 재정당국인 기재부의 영향력 아래 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기재부의 무소신과 비협조가 정책 추진의 걸림돌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런 기재부가 민간 영역인 수도권 인구와 기업의 지역이전을 촉진할 정책을 세우겠다니 믿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구감소·지역소멸·초고령사회 등 인구 리스크에 선제대응하기 위한 실행 계획을 마련하려는 것”이라는 기재부의 설명은 공허하다. 적어도 지역인구정책만 본다면 정부는 비수도권이 말라붙고 쪼그라들어도 대한민국은 건재하고 인구가 늘고 더 잘 살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이 ‘오만’과 ‘오판’을 거둬들이지 않는 한 정부에 대한 지역의 불신은 더 깊어질 것이다.

서울본부장 kkshon@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형 급행철도(BuTX), 민간투자 4조로 물꼬 튼다(종합)
  2. 2오늘 국군의날 시가행진 10년만에 부활…"北 열병식 대조"
  3. 3부산 與당직자 출신 총선 리턴매치 촉각
  4. 4남부내륙철도 적정성 재검토 '암초'… 완공 2030년으로 늦춰진다
  5. 51년간 조례 발의 ‘0’…‘밥값’ 못 한 부산 기초의원 21명
  6. 6‘자율형 공립고 2.0’ 서부산 학생 40% 선발 검토
  7. 7사업비 2조 늘었지만 ‘부전역’ 추가로 경제성 확 높아져
  8. 8거제서 4층 펜션 리모델링 중 붕괴
  9. 9기장 오시리아역~테마파크 보행육교 완공
  10. 10저리고 아픈 다리 치료효과 없다면…척추·혈액순환 복합 검사를
  1. 1오늘 국군의날 시가행진 10년만에 부활…"北 열병식 대조"
  2. 2부산 與당직자 출신 총선 리턴매치 촉각
  3. 3尹 “몸 던져 뛰면 엑스포 우리 것 될 것” 막판 분전 촉구
  4. 4李 “도주우려 없다” 檢 “증거인멸 우려” 심야까지 설전 예고
  5. 5이언주, 국힘 ‘주의 촉구’ 징계에 “대통령 불경죄냐” 반박
  6. 6[속보]이재명 서울중앙지법 도착, 이르면 오늘 밤 구속 갈림길
  7. 7민주 26일 원내대표 선거…4파전 속 막판 단일화 변수
  8. 8이재명, 헌정사상 첫 제1야당 대표 법원 영장심사 출석
  9. 9"24세 이하 청소년부모 실태조사 해야"
  10. 10영장 기각 탄원서, 민주당 161명 등 90여만 명이 제출
  1. 1기장 오시리아역~테마파크 보행육교 완공
  2. 2휘발유 가격 1790원…정부, 고유가 주유소 500곳 현장 점검
  3. 3"치킨 프랜차이즈 본사, 가맹점 1곳당 연 3110만 원 마진"
  4. 4악성 체납자 3만 명, 세금 안 내고 버티다 '명단 공개' 해제
  5. 5"아웃도어 재킷, 수십만원 고가에도 세탁 등 기능 저하"
  6. 6‘부진의 늪’에 빠진 부산지역 건축 인허가 실적
  7. 7수산물 소비급감 없었지만…추석 후 촉각
  8. 8LH ‘외벽 철근 누락’에 원희룡, “시공 중인 공공주택 일제 점검하라”
  9. 9‘상저하고’ 별나라 얘기?…갈수록 어려워지는 부울경 경제
  10. 10내달 기업 경기 전망 수치 하락폭 26개월 만에 최대…내수업 부진
  1. 1부산형 급행철도(BuTX), 민간투자 4조로 물꼬 튼다(종합)
  2. 2남부내륙철도 적정성 재검토 '암초'… 완공 2030년으로 늦춰진다
  3. 31년간 조례 발의 ‘0’…‘밥값’ 못 한 부산 기초의원 21명
  4. 4‘자율형 공립고 2.0’ 서부산 학생 40% 선발 검토
  5. 5사업비 2조 늘었지만 ‘부전역’ 추가로 경제성 확 높아져
  6. 6거제서 4층 펜션 리모델링 중 붕괴
  7. 7턱없이 적은 ‘범죄피해 구조금’…유족은 두 번 운다
  8. 8부울경 오늘 비 내리다 말다 계속…낮 최고 23~27도
  9. 9부산 학교 밖 청소년 1만 명에 검정고시 수업 지원
  10. 10부산대·국립부경대 등 8개대, 교육부 연구개발 혁신사업 예비선정
  1. 1아! 권순우 충격의 2회전 탈락
  2. 2라켓 부수고 악수 거부한 권순우, 결국 사과
  3. 3압도적 레이스로 12번 중 11번 1등…수상 종목 첫 금
  4. 4북한에 역전승 사격 러닝타깃, 사상 처음 우승
  5. 5여자 탁구 2연속 동메달
  6. 6김우민 수영 4관왕 시동…‘부산의 딸’ 윤지수 사브르 金 도전
  7. 7황선홍호 27일 16강…에이스 이강인 ‘프리롤’ 준다
  8. 8中 텃세 딛고, 亞 1위 꺾고…송세라 값진 ‘銀’
  9. 9북한 유도서 첫 메달…남녀 축구 무패행진
  10. 10'돈을 내고 출연해도 아깝지 않다' 김문호의 최강야구 이야기[부산야구실록]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우리는 제1부두를 맘대로 할 자격이 없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과학자들의 소통방식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기고 [전체보기]
대통령의 ‘서울·부산 2개 성장 축’ 실현되려면
안전한 세상에서 아동은 꿈을 펼칠 수 있습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고삐 풀린’ 부산 분양가 괜찮나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양말 뒤집어 신기
‘학생의 날’이 있다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자연과 인간을 잇는 원초적 매개체
무대 밖으로 뛰쳐나온 예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이젠 팬이 원하는 감독을 보고 싶다
부산형 특구 성공 조건은 ‘앵커기업’ 유치
도청도설 [전체보기]
또 살생부
부산KCC이지스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명란과 옹기
시즈오카의 녹차 젤라또
사설 [전체보기]
“엑스포는 우리 것” 이런 마음으로 힘 모아 결실을
‘영구임대 30년’ 주거복지 차원 대책 찾아야 할 때
세상읽기 [전체보기]
역사 전쟁과 자유론
출산정책 헛다리 그만 짚고 고용안전성 높여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간호법 제정안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해인의 서랍에서
친구에게 추천하는 두 권의 책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사적 공간의 미학
중세 고려의 여름, 휴가와 K-잔치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야만의 과학
밥의 길, 쌀의 미래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글로컬대학 30, 성공은 총장 리더십에 달렸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려면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화해의 와인
와인, 스토리텔링
특별기고 [전체보기]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비과학적인 이유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12음기법
바이로이트 음악축제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화가 장욱진이 온다
황창배의 ‘곡고댁(哭高宅)’
CEO 칼럼 [전체보기]
세계박람회와 벡스코 제3전시장
우리가 몰랐던 지역의 잠재력과 성장성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