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코로나19 치료 의료진을 필두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이어 1분기 중에 요양시설 환자와 종사자, 2분기 65세 이상 노인과 감염 취약시설 입주자 및 종사자, 3분기 만성질환자와 19~64세 성인 등의 순서로 접종을 실시한다. 그렇게 오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에게 1차 접종을 완료해 11월에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보건당국은 밝혔다. 이를 위해 부산 16곳을 포함해 전국 250곳에 초저온 냉동보관이 필요한 화이자·모더나 백신접종센터를 설치한다. 아울러 부산 640여 곳 등 전국 1만 곳의 민간의료기관에 냉장보관이 가능한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백신 접종을 위탁한다.
문제는 촉박한 시간이다. 계획대로 시행하려면 한 달 안에 백신접종센터를 설치해야 한다. 화이자·모더나 백신은 각각 영하 70도와 20도의 온도 유지가 필수여서 그 조건에 맞는 백신접종센터가 없으면 접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산의 경우 일부 지자체가 백신접종센터를 설치할 장소를 찾지 못해 골치를 앓고 있다고 한다. 접근성이 좋고 규모가 큰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장소를 물색해 접종 대비를 서두르기 바란다. 현재 백신 접종 만큼 시급한 현안이 없는 만큼 해당 공공기관도 적극 협조해야 하는 건 물론이다. 백신접종센터 문제로 접종에 실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큰 틀에서 보건당국이 수립한 순서대로 접종을 하되 지역별 특수성을 고려해 일부 조정했으면 좋겠다. 부산의 고려 대상은 항만이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러시아 등 외국 어선의 출입이 잦은 감천항에선 지난해에 이어 최근에도 하역 노동자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 바람에 지난 26일 31명이었던 신규 확진자가 27일 53명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상시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거나 사회적, 경제적 영향이 큰 직업군은 접종순위를 앞당기는 방안이 필요하다. 보건당국도 중요한 경제활동 등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그 여지를 열어놓았다.
백신 접종 때 신속성 못지 않게 안전도 중시해야 한다. 노르웨이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은 고령자 30여 명이 사망하는 등 각국에서 부작용이 발생해 시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형편이라 더욱 그렇다. 국내 지자체들의 설문조사에서 60% 이상이 타인의 접종 결과를 지켜본 뒤 백신을 맞겠다고 응답하는 데서 이를 확인한다.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하되 시민의 접종 기피 경향을 방치해선 안 된다. 지금까지 국내외 부작용 사례 중 백신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밝혀진 건 거의 없다. 이런 과학적 데이터를 제시하며 시민이 접종을 기피하지 않도록 설득해야 한다. 지난해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당시 근거 없는 부작용 루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접종률이 전년보다 9% 감소하는 차질을 빚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시민 또한 보건당국의 공식 발표를 신뢰해야 한다. 시민과 보건당국이 한마음으로 치밀한 접종 프로그램을 짜나가야 집단면역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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