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청년창업 아이템으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푸드트럭 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곳곳에서 맛있는 냄새를 솔솔 풍겼으나 어느 새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부산에 정식허가를 받은 푸드트럭은 7대뿐이다. 영업허가구역은 4곳으로 줄어든 상태이다. 이마저도 조만간 허가기간이 끝난다. 몇 년전 시내 30여 곳에서 수십 개가 활동하던 때에 비하면 지금은 거의 없어졌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부산시 브랜드였던 함무보까 협동조합의 대표마저 사업을 접었다니 상황의 심각성을 짐작케 한다.
푸드트럭은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의 규제개혁 대상 1호 결과물이었다. 그전까지 트럭에서 음식을 파는 행위는 불법이었으나 이를 허가제로 양성화한 것이다. 정부는 이후에도 영업방식이나 영업장소에 대한 각종 잔여 규제를 없애거나 완화하는 방식으로 푸드트럭이 안정적인 사업모델로 정착할 수 있게 기반을 닦았다. 부산시는 이에 발 맞춰 2016년 ‘일자리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관련 조례 등을 정비해 푸드트럭 사업을 뒷받침했다. 시는 청년을 위한 혁신사업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전체 트럭을 100대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의 합법화 조치 이후 7년, 부산시 역점 추진 5년도 안돼 푸드트럭은 창고에서 녹슬어가는 신세로 전락했다.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 측면에서 푸드트럭 사업은 낙제점에 가깝다. 부산시는 2~3년간 지속된 창업 지원 열기가 사그라듦과 동시에 사실상 손을 떼버렸다. 장소를 대여했던 기초지자체나 시 산하 공공기관 역시 1~2년에 불과한 갱신기간이 끝나자 계약을 해지했다. 현재 갱신을 통해 영업권을 보장하는 곳은 몇군데 안된다. 창업부터 성장, 실패 후 재기까지 맞춤형 육성을 하겠다던 다짐은 온데간데 없다. 부산시는 혹여 푸드트럭이 전임 정권이나 시장의 역점사업이라는 이유로 외면한 건 아닌지 자문해봐야 한다. 그 무관심과 무책임 때문에 부산시를 믿고 뛰어들었던 업주만 낭패를 보고 있다.
푸드트럭의 경쟁력은 단연 메뉴에 있다. 차별성 있는 아이템을 개발하느냐에 성패가 갈리는 만큼 업주의 역량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런 실무적인 과제에 앞서 해결되어야 하는 난제가 있다. 트럭을 세워놓고 장사할 장소 확보 문제다. 푸드트럭은 업주가 대부분 청년층이나 소외계층이다. 이들이 자생력을 갖추려면 최소 몇년이 걸린다. 그 기간만이라도 마음놓고 장사할 수 있는 공간을 부산시나 일선 지자체에서 마련해줘야 한다. 꾸준히 고객 확보가 가능하면서도 주변 상인과 이해가 부딪히지 않는 장소 말이다. 푸드트럭도 잘만 키우면 그 자체가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기존 점포와 업태가 중복되지 않으면서 관광객에게는 좋은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부산이 진정한 국제관광도시가 되려면 이런 디테일에도 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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