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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법률] 도시정비사업의 공공성 /김은지

  • 김은지 법무법인 성연 대표 변호사
  •  |   입력 : 2020-12-30 19:39:19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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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조정대상지역으로 해운대구 등 5곳에 이어 부산의 9개 구를 추가 지정했다. 중구와 기장군을 제외한 부산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것인데, 이는 부동산시장 과열 우려 때문이라고 한다.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등 개발 호재로 인한 향후 시장 불안 요인이 있어 조정대상지역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최근 부산의 정비구역 중 상당한 가격 상승이 있는 곳도 있지만, 도시정비사업을 단순히 개발 호재로만 평가하는 것은 정비사업의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에 정비사업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외에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도시정비사업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시행된다. 도시정비법에 의하면 도시정비사업은 도시기능의 회복이 필요하거나 주거환경이 불량한 지역을 계획적으로 정비하고, 노후·불량 건축물을 효율적으로 개량하며,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주거생활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사업이다. 즉, 도시정비사업은 정비구역 내 토지 등 소유자가 그 소유 자산의 경제적인 가치 상승이라는 사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사업이면서도, 도시 기능의 회복과 주거환경 개선 등 공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정비사업은 흔히 조합의 이익만을 위하는 사업이라고 여겨지기도 하나,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발생하는 공공의 개발 이익이 조합이나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보다 크다는 분석이 많다. 정비사업이 다른 부동산 개발 방식과 달리 공공에 기여하는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정비사업으로 인해 공공이 얻는 이익으로는 정비기반시설(도로 공원 녹지 상·하수도 소방용수시설 비상대피시설 등)의 설치 및 기부채납,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그리고 학교용지 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이 법에서 정하는 사항 외에도 조합이 공적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도시정비법에서 정하는 국·공유지 무상양여 조항에 따르면 정비구역 내에 존재하는 일정 조건에 해당하는 공유지는 조합에 무상으로 귀속된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지목과 현황의 용도가 일치하지 않아 조합이 공유지를 매입하여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정비사업조합이 법에서 정하지 않은 부분까지 공적 비용을 부담하는 만큼, 제도적으로는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하는 방안을 마련해주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도시정비법은 재개발·재건축 사업 시행의 주체를 조합으로 정하면서도 정비사업의 구역 지정부터 조합 설립,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등의 주요 절차를 지방자치단체의 인가를 통하도록 정하고 있다. 정비사업 추진에 지방자치단체가 상당한 몫을 하는 것이다. 특히 부산시는 그 조례에서 도시정비사업 절차를 정하고 각종 심의를 하는 주체로, 정비사업 진행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도시정비법은 정비기본계획 수립, 정비구역의 지정 등을 광역시장이 하도록 정하고 있고, 조례에서 기본계획 수립 시의 용적률, 정비구역의 분할·통합·해제 등에 관한 세부 사항을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2030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이 계획에는 장기간 추진되지 않은 정비사업으로 인한 슬럼화를 방지하고 정비구역 해제를 촉진하여 소규모 정비사업 등의 대안사업으로 전환·추진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이 계획에는 정비예정구역 제도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방침 외에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시가 정비예정구역을 지정하던 방식에서 주민 스스로가 정비계획을 수립하도록 정비사업의 시작 방식을 변경한 것이다. 이는 상향식 정비구역 지정 방식인 주거생활권계획을 부산시 전역으로 확대하는 선진적인 방식이라 하겠다.

   
시가 주민이 직접 도시정비사업의 초기 단계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주민의 이익과 권한을 확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도시정비사업이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는 부분을 고려해 공익과 사적 이익을 조화롭게 모색한 결과 도출된 획기적인 방안이라고 보인다. 앞으로 부산의 도시정비사업이 그 공익성을 인정받아 원활하게 시행되어 도시 전체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법무법인 성연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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