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디테일 살린 예술도시 부산을 꿈꾸다 /정익진

  • 정익진 시인
  •  |   입력 : 2020-12-22 19:31:07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예술을 사랑하는 부산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산이 완전무결한, 그리고 혁명적 차원의 예술도시로 탈바꿈하기를 바란다. 예술도시로 향한 꿈을 말하기는 했지만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막막하고. 덜컥, 겁이 난다. 나는 건축을 전공한 사람도, 도시의 재생에 관련해 디자인하고 기획하는 등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도, 도시의 조경에 조예가 있는 사람도 아니다. 단지 떠오르는 단어는 나무와 숲과 디테일, 이 세 단어이다. 자연은 예술의 본질을 담당한다. 예술적 영감은 자연으로부터 출발한다. 굳이 예술적 영감을 받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자연은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예술가의 뇌리에 뿌리내리기도 하고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도시 전체가 자연이 될 수는 없다. 그리고 나무와 숲을 조성한다고 해서 무턱대고 아무렇게나 나무와 숲을 심을 수는 없는 일이다. 전문가들의 의견들을 경청하여 실행 가능한 부분부터 시작하면 될 것이다. 나무와 숲과 꽃들이 어찌 예술가들만의 것이 될 수 있으랴. 부산시민의 것이다.

다음으로 생각한 것이 ‘디테일(detail)’이다. 작고 사소한 부분, 세부적인 사항, 꼼꼼하고 상세한 설명, 빈틈이 없고 자세하다 등등의 의미이다. 이 중에서 ‘작고 사소한 부분’, 이 항목을 말하고 싶어 말을 꺼내 보았다. 부산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에 가서도 약간 불만스러운 것은 쓰레기 처리이다. 사람들의 시선은 통제할 수 없는 것이기에 시선이 가는대로 그 공간이 보이기 마련이다. 시선이 잠시라도 머무는 곳에 흉물(?)이 보인다면 그것은 그리 상쾌한 경험이 아니다. 몇 년 전에 부산 작가들과 함께 시모노세키 여행을 갔었다. 쓰레기 없는 거리가 놀라웠다. 휴일인데도 청소도구를 든 아이와 엄마가 쓰레기 하나를 찾아 헤매는 광경도 목격했다. 휴지 한 조각 줍는 일이 디테일을 살린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음식과 생필품의 구입을 위한 배달의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간다. 분리수거가 더욱 힘들어지고 환경오염의 수치도 상승하고 있음은 당연한 결과이다. 디테일을 죽이는 또 하나의 주범은 간판이다. 과장되고 이기적인 간판들이 도시 전체를 점령하고 있다. 점령군은 부산시민의 힘으로 몰아내야 한다. 이런 와중에 오히려 ‘겸손하고 디테일을 살린 간판들’이 눈에 띄게 마련이다. 간판도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도시 전체가 전시공간이다. 간판에 대한 규제법령에 상관없이 건물주 혹은 상점운영자들이 자발적이고 양심적으로 간판을 제작해주길 바란다.

국제신문은 지난 15일 자 청년의 소리 칼럼, ‘부산 청년활동공간을 응원한다’에서 예술도시 부산을 꿈꾸기 위한 좋은 소식을 들려주었다. KT&G가 부산진구에 마련한 복합문화예술공간 상상마당이다. 내년쯤 개장 계획이다. 모임의 이름부터 재미있다. ‘부산청년문화공간 청년작당소’라 한다. 문화예술 분야의 청년들이 모여서 상호 소통하는 장소다. 독립영화, 전시, 공연, 공예, 아카데미 등 다양한 장르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가진다는 취지이다. 16일 자, 폐교된 좌천초등학교를 문화교육 복합 플랫폼으로 조성한다는 역시 반가운 기사가 있었다. 좌천초 주변에 펼쳐진 웹툰 이바구길이라든지 동구도서관 책마루 전망대와 부산포개항가도, 증산공원 등의 관광자원과 접속해서 지역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체험의 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라 전한다. 이러한 사업도 큰 틀에서 보면 도시를 위한 재생 프로그램에 속한다. 도시 전체를 바꾸었다는 스페인의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영국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 가까운 나라 일본의 나오시마 섬, 북경의 798 예술지구 등의 사례도 참조할 부분이다.

부산은 영화의 전당을 중심으로 한 주변의 문화적 인프라가 모여 이미 큰 역할을 해왔다. 또한 북항 프로젝트 오페라하우스 건립이 결정되었고 시행 중이다. 물론 이런 굵직굵직한 사업도 그 역할을 다하겠지만, 그보다도 사소한 공간을 최대한 가꾸고 활용하는 디테일 작업부터 시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시인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백신 피해 심사서 의도적 왜곡 있었다” 역학조사관 폭로(종합)
  2. 2가덕신공항 개발권 ‘반경 16.8㎞’ 가닥…54개 읍·면·동 혜택
  3. 3통상임금 소송 10년간 3건…만년 적자에 합의도 어려워
  4. 4부산교통공사 통상임금 항소심 “노동자에 총 268억 지급하라”
  5. 5전기료 지역 차등제 이르면 내년 하반기 시행
  6. 6매매가 10% 인하도 안 통했다…다대소각장 또 유찰
  7. 7[세상읽기] 챗GPT, 친구인가 적인가
  8. 8초록색 물든 광안리 앞바다
  9. 9부산시·지역 정치권, 산업은행 완전이전 해법 찾을까
  10. 10부산시, 대체거래소 유치 본격화…인가준비 법인에 타진
  1. 1가덕신공항 개발권 ‘반경 16.8㎞’ 가닥…54개 읍·면·동 혜택
  2. 25000만원 예금보호 한도, 1억으로 올리나
  3. 3여론설득 나선 尹 “文정부 한일관계 방치”…野는 국조 추진(종합)
  4. 4[정가 백브리핑] 형도, 동생도 윤심에 구애…같은 길 걷는 與서씨형제
  5. 5의원수 확대 역풍…‘선거제 개편안’ 300석 유지로 손본다
  6. 6“주 60시간 이상은 무리” 선 그은 尹…노사 근로시간 합의구간 확대 방점(종합)
  7. 7영장청구 하영제 체포동의절차 개시…국힘 “불체포특권 포기 사실상 당론”
  8. 8“관 주도 혁신 땐 실수 누적…민간 지원 역할해야”
  9. 92030년 온실가스 감축, 산업계 목표 되레 후퇴
  10. 10한일정상회담 후폭풍, 윤 대통령 대국민 설득, 野 는 국정조사 추진
  1. 1전기료 지역 차등제 이르면 내년 하반기 시행
  2. 2매매가 10% 인하도 안 통했다…다대소각장 또 유찰
  3. 3부산시·지역 정치권, 산업은행 완전이전 해법 찾을까
  4. 4부산시, 대체거래소 유치 본격화…인가준비 법인에 타진
  5. 5청약통장 예치금 100조 무너져
  6. 6애플페이 첫날 오전 17만 명 등록
  7. 7전력수급 불균형 정부도 공감대…수도권 반발 무마가 관건
  8. 8[엑스포…도시·삶의 질UP] <10> 역대 엑스포 한국관의 진화
  9. 9주가지수- 2023년 3월 21일
  10. 101893년 박람회서 본 태극 문양에 매료, 미국 철도 로고로 채택
  1. 1“백신 피해 심사서 의도적 왜곡 있었다” 역학조사관 폭로(종합)
  2. 2통상임금 소송 10년간 3건…만년 적자에 합의도 어려워
  3. 3부산교통공사 통상임금 항소심 “노동자에 총 268억 지급하라”
  4. 4부산 미래비전 선포…행복한 시민도시·글로벌 허브도시 만든다
  5. 5오늘의 날씨- 2023년 3월 22일
  6. 6“차고지 면수는 줄고 요금은 뛰고” 화물노동자 주차난 분통
  7. 721일 부울경 빗방울 떨어져, 22일까지 이어질듯
  8. 8경남 거가대교 해상 어선서 60대 선장 바다로 추락해 해경 수색
  9. 9"엘시티는 101층, 미포는 왜 6층 이상 못 짓나" 주민 뿔났다
  10. 1020~24살 때 첫 경험 가장 많다
  1. 1주전 다 내고도…롯데 시범경기 연패의 늪
  2. 2침묵하던 천재타자의 한방, 일본 결승 이끌다
  3. 3당당한 유럽파 오현규, 최전방 경쟁 불지폈다
  4. 4무한도전 김주형, 셰플러를 넘어라
  5. 5무승탈출 태극낭자, 이제는 연승 도전
  6. 6공수 다 되는 김민재…“지금껏 이런 수비수는 없었다”
  7. 7좌완 부족한 롯데? 이태연을 주목해
  8. 81선발 스트레일리, 첫 등판은 ‘글쎄’
  9. 9삼세번 만에 ‘셔틀콕 여왕’ 안세영 시대 열렸다
  10. 10한국계 선수 대니 리, LIV 골프 52억 잭팟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황령산 봉수전망대에 보내는 간곡한 바람
더불어 살며 지켜가야 할 피란수도 부산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연의 법, 인간의 법
낙동강 녹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기고 [전체보기]
교육이라는 희망 사다리를 놓자
국제여객터미널 입주사 살린 후 임대료 징수를
기자수첩 [전체보기]
동계체전, 국내 최고 겨울 스포츠대회 맞나
학교 신축 공기지연, 노조 탓만 할 수 있나요?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국은 여기까지다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거울아, 거울아!” 그 중독의 마법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계박람회 왜 부산인가?
문화자산을 물려받는다는 것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영웅 만들기’에 나서야 할 때
대심도 토사 유출 사고를 보며
도청도설 [전체보기]
‘놀토’ 대신 ‘놀금’
곰배상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제주 구엄리 돌염전
아재들의 건승을 빕니다!
사설 [전체보기]
지방대 혁신 계기로 삼아야 할 글로컬대학 육성
지지부진 연금 개혁 반면교사 된 마크롱의 뚝심
세상읽기 [전체보기]
챗GPT, 친구인가 적인가
민주적 법치국가를 위한 정부의 조건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신발을 신으며 배우는 겸손
매화 앞에서, 슬픔 앞에서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잃어버린 웃음을 찾아서
환대(hospitality)의 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원전에 미래를 맡길 수 없다
다시 블랙리스트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근고지영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대통령의 초심
새해엔 선거개혁 위한 결단 기대한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봄의 낭만에 대하여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특별기고 [전체보기]
한일관계, 기초 제대로 잡아가야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오케스트라
노엘합창단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의재 허백련의 한국적인 산수화
이당 김은호의 ‘매란방’
CEO 칼럼 [전체보기]
재편된 마이스 시장에서 생존 전략은
ESG경영 골칫거리 해결한 시스템
  • 제11회바다식목일
  • 코마린청소년토론대회
  • 제3회코마린 어린이그림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