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10년이 걸리지 않았다. 2018년 분식회계 사태로 기업 이미지가 추락한 것 빼고는 말 그대로 승승장구 중이다. 이는 경쟁사인 셀트리온 성장과 맞물려 국내 바이오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원동력이 됐다. 통상 바이오 기업은 신약 개발 중심 업무 특성상 10년 이상 중장기 프로젝트를 세워 관련 사업을 수행한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성장은 ‘기적’으로 평가받는다. 회사 설립 초부터 단행한 대규모 투자가 기업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근 셀트리온과 함께 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조 원을 투입해 자사 제4공장을 인천 송도에 짓기로 했다. 단일 공장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생산량 기준 25만6000ℓ)라고 한다. 셀트리온도 5000억 원을 투자해 자사 3공장을 송도에 설립한다. 두 기업은 업종뿐만 아니라 본사 소재지가 인천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인천 경제가 부산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건 이처럼 반도체와 바이오 등 신산업 기업 집중화가 영향을 미쳤다.
두 기업의 ‘인천 투자’를 언급한 것은 단순히 부산과 비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신산업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부산의 실정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는 데 총력을 쏟아야 한다.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부산지역 신성장 산업 11개 품목의 지난해 수출액(25억 달러)은 전국 최하위 수준이었다. 전국 1000대 기업 중 부산에 본사를 둔 기업은 34곳에 그쳤고, 특히 신산업 분야 기업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정보통신업과 바이오·헬스케어 등 신성장 동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게 부산상의 진단이다.
그런 차원에서 ‘라이프 케어’ 산업 육성과 ‘글로벌 바이오 연구·개발(R&D) 센터’ 건립 추진 등 최근 부산에서 일고 있는 신산업 육성 움직임은 늦었지만 다행스럽다. 산업 틀이나 지역경제 체질을 바꾸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급격한 변화 과정에서 전통 산업이 피해를 입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신성장 동력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반드시 가야할 길이다. 신산업 인프라가 구축돼야 기업 투자가 늘고, 기업 투자가 확대되면 신산업 인프라가 강화되는 법이다.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서울본부 세종팀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