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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법률] 교정청 없인 제2의 조두순 못 막는다 /천정환

  • 천정환 동서대 경찰학과 교수
  •  |   입력 : 2020-12-16 19:21:14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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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이 지난 12일 출소했지만 그는 이미 1년 전부터 언론에 의해 이슈화돼 정치·사회적으로 상품화의 수단이 됐다. 언론이 사회 문제에 호르라기 역할을 한다고 해도 작금의 보도는 선정성이 강하다. 선정적 보도로 대중이 불안해 하자 인지도 등 정치적 이익에 예민한 정치인들은 보호수용 등 강력 법안을 냈고 담당 시청도 유단자들을 채용하고 법무부도 전자·일대일 감시와 외출·음주 금지를 받게 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경찰도 조두순대응팀을 구성한다는 포퓰리즘적 정책들을 쏟아냈다.

   
그림 서상균
선정적 언론 보도와 공포를 정치화해온 포퓰리즘적 정책의 문제점은 민주적 절차로 포장된 악법이 나오고 근본 정책을 저해한다. 2008년에 나온 전자발찌는 처음에는 부착 기간이 5년이었으나 선정적 보도가 이어지고 불안이 조성되자 법을 강화해 최장 30년간 부착케 해 세계에서 가장 긴 부착 기간을 가진 국가가 됐다. 이는 평균 5년을 부착 기간으로 하는 선진국과 대비된다. 이렇게 강화했음에도 성범죄 재범률이 5년 전보다 10% 이상 증가하는 등 실효성이 없다. 또 신상정보공개 외에도 2011년 대부분 국가가 시행하지 않는 화학적 거세를, 그것도 성범죄자 동의없이 적용하는 법이 제정됐다. 강력한 정책을 펼쳤지만 재범이 감소되지 않는 것은 근본 대책이 아님을 보여준다.

고위험 출소자들에 정해진 보안처분과 달리 모든 행동의 통제를 받게 해 직업 자유와 신체의 자유 및 사생활권을 침해할 수 있음은 물론 가족도 보호관찰관의 면담을 받도록 해 사회 속 신체형을 부과받게 되는 인권 침해가 발생한다.

조두순 같은 성범죄자들에 대한 근본 대책은 무엇일까? 통제적인 보안처분만은 부작용을 낳으므로 인본적인 보호를 겸비한 시스템으로 이행돼야 한다. 서구처럼 그의 고충과 니즈를 파악하고 치료사법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보호복지전문가들이 개입하는 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

근본적인 교화 책임은 교도소에 있다. 전과 18범인 그는 젊을 때부터 교도소 입소를 반복하면서 교화는커녕 오히려 범죄성이 갈수록 심화됐다. 그 결과 2008년에 국민이 분노한 범죄를 저질러 수감됐다. 지난 12년간 많은 교정비용을 들여 교화했지만 재범 예상률이 높게 나오는 것은 교정의 실패이다. 교정 실패의 원인은 탐사정신이 부족해 근본적 정책 의제화를 하지 못한 선정적 언론과 이에 부응한 포퓰리즘적 강력 법안으로 일관한 정치인들, 교도관을 일반직으로 취급하는 왜곡된 정부 정책, 응보적인 보안지상적 교정독점체제의 복합적 산물이다.

서구처럼 전문성과 인본성을 구비한 사람들이 교도관으로 입직하는 제도가 되어야 함에도 교도관을 교화와 무관한 국어 영어 등으로 채용하고 일반공무원화하는 정부 정책이 높은 재범률의 원인이다. 25% 내외의 국립교도소의 재범률과 달리 여주 민영교도소의 재범률은 6%대이고 교정사고가 없는 것은 인본성과 전문성으로 무장된 교화 전문가가 교화에 임하기 때문이다.

교정직은 고난도의 교육적 성격이 강한 업무이므로 교정심리 상담 교정복지 등의 전문성과 원숙함을 구비한 자들이 입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독자적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교정청의 설립이 필수다. 그동안 몇 번이나 법안이 발의되었음에도 관련 부처의 이기주의와 몰이해로 개청되지 못하고 있다. 경찰관 채용에서 경찰학과 출신에게 특채로 입직시켜 전문성을 확보하듯이 교정보호학과 출신들이 교정직에 특채로 입직할 수 있도록 공무원임용령의 개정과 교정공무원법의 제정이 시급하다. 교도소장도 외부 인사에게 개방해 경쟁 체제로 나가야 한다.

   
한국교정에는 보안을 최고 이념으로 해온 일제의 통제 지향적인 교정관료제가 똬리를 틀고 있다. 교도소 폐지가 없이는 - 교도소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교화를 실제로 저해하는 온갖 보안상징들이 득세하고 교도관을 일반직으로 여기는 정책과 경찰식의 수직적 문화가 깃든 교정제도의 폐지 - 백년하청이므로 감옥 개혁이 급선무이다.

동서대 경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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