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마지막에서 두 번째 나무를 벤 사람은 /김유진

  • 김유진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변화지원팀장
  •  |   입력 : 2020-12-15 19:04:42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봉투 필요하신가요?”

웬만하면 사양한다. 메고 온 가방에 대충 넣거나 양손에 들고 끼고 걸어본다. 내 쇼핑 품목들이 ‘나 오늘 야근이에요~’. ‘저 오늘 저녁에 이거 해먹어요.’라고 광고를 하지만 뭐 어쩔 텐가. 간단한 물건 몇 개 사고는 멀쩡한 비닐봉투 한 장을 금방 버리는 일이 아깝다. 더구나 요즘은 배달음식을 자주 시키다보니 포장용기 배출량이 만만치 않다.

북태평양에는 남한 면적 7배에 달하는 쓰레기섬이 있다고 한다. 1950년대 이래 인간이 생산한 플라스틱 중에 63억t이 버려져 지구 표면을 돌아다닌다는 거다. 멀리 있는 쓰레기섬까지 갈 것도 없이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 광안리 해변에 밀려온 쓰레기를 보면 바다 속이 짐작이 간다. 입시가 내 일이던 아주 예전부터 환경공학과는 미래에 각광받을 유망학과였는데 나는 그때 기준 미래에 벌써 도착했다. ‘내일은 늦으리’ 환경콘서트에서 회색 하늘을 걱정하며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는 두 눈 가득 별을 보게 해달라고 노래한 게 그러니까 무려 1992년이다. 재앙이 곧 다가올지 모른다고 하면서도 습관은 바꾸지 못하고 달려 온 게 수십 년. 이제 기후 변화의 임계점인 지구 온도 1.5도 상승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7년이라고 한다.

국제신문 12월 14일자 2면에 서울청년기후행동의 기자회견 사진을 실었다. 청년기후행동은 프랜차이즈 운영기업 30곳을 상대로 배달용 플라스틱 쓰레기 감축 의지와 실천 방안을 묻는 질의서를 발송하고 그 답변결과를 공개했다. 답변을 보내 온 곳은 30곳 중 이비가푸드, 아모제푸드, 더본코리아 3곳이었다고 한다. 프랜차이즈 업체는 벌써 지난 5월에 코로나로 인해 배달용기 사용량이 늘어나자 자발적으로 환경부와 협약을 맺고 플라스틱 용기를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청년기후행동은 자발적 노력으로는 실제 포장용기를 줄이기 힘들다면서 정부가 종이용기로의 전환이나 다회용 용기 사용 지침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청년기후행동이 벌이는 캠페인 중에는 ‘3.5% 시민의 힘’이 있다. 3.5%는 미국 덴버대의 정치학 교수 에리카 체노워스가 발견한 법칙이다. 기후위기의 심각함을 알리고 정책 결정자를 변화시키는 여정이 멀어 보이지만 전체 국민의 3.5% 이상이 꾸준히 집회나 시위를 이어가면 정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거다. 20세기 이후 일어난 운동은 예외 없이 성공했다고 한다. ‘전환’은 거창해보이지만 3.5%에서 출발한다면 해볼 만하다.

지역 언론의 관심도 사진 한 장에서 출발해서 생태, 환경 이슈를 좀 더 촘촘히 들여다 볼 수 있는 특집기획, 전문기자까지 점점 커졌으면 한다. 우리 지역에는 특히 도시계획이나 건설과 관련한 이슈가 많은데 지난 일주일간 국제신문 지면에는 청년기후행동의 플라스틱 감축 기자회견 소식과 함께 지리산 궤도열차, 해수면 상승 이슈가 등장했다. 비중은 아쉽다. 해운대-이기대 해상 케이블카는 남구 의회에서의 의원 발언을 소개하면서, 그리고 사람과 이야기 면에서 부산골목시장 상권을 살릴 킬러콘텐츠로 필요하다는 주장을 다뤘다. 환경적 영향이나 고유한 개성 있는 관광자원인지에 대한 검토는 없었다. 온라인 뉴스에서는 부의 크기에 비례해 해안 뷰를 점령한 고급 고층아파트 문제를 다뤘다. 사회, 지역면에 흩어져 있는 우리가 당면한 환경 이슈를 전체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모아이 석상으로 유명한 이스터 섬이 있다. 한 때 눈부신 성취를 이뤘지만 섬의 나무를 모조리 베어버려 마침내 절멸한 문명.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문명의 붕괴’에서 마지막 야자수를 벤 이스터섬 주민은 뭐라고 하면서 그 나무를 베었을까? 궁금해했지만, ‘인간의 흑역사’를 쓴 톰 필립스는 더 좋은 질문은 마지막에서 두 번째 나무나 마지막에서 세 번째, 네 번째 나무를 벤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베었느냐가 아닐까- 질문했다. 아마 그 대답은 ‘내 문제도 아닌데 뭐’ 정도였을 거라면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인류의 지속을 위해서라도 이제 환경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다루어야 할 때다.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변화지원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2. 2“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3. 3부산 동래·금정구 하늘에 뜬 ‘쌍무지개’…희망과 행운의 메시지
  4. 4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5. 5[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6. 6[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7. 7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8. 8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9. 9“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10. 10"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1. 1[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2. 2'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3. 3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4. 4[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5. 5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6. 6'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7. 7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8. 8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9. 9국힘, 싱가포르영화제 ‘암살자(들)’ 상영 철회 서한…與 “영틀막”
  10. 10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1. 1“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2. 2[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3. 3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4. 4"산업용 차등요금제, 기업의 지역이전 효과 극히 불투명"
  5. 5"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6. 6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7. 7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8. 8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9. 9이억원 “AI 해킹 가능성…금융권 최고수준 경각심 가져야”
  10. 10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1. 1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2. 2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3. 3부산 동래·금정구 하늘에 뜬 ‘쌍무지개’…희망과 행운의 메시지
  4. 4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5. 5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6. 6"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7. 7[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8. 8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9. 9“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10. 10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3. 3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4. 4‘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5. 5[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6. 6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7. 7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8. 8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9. 9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10. 10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배지의 실력행사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상표권 알박기
민원인(들)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AI 해킹에 노출된 금융권 보안체계 재점검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드골 대통령과 군복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