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 검토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선 조금 더 검토가 필요합니다.”
얼핏 말장난 같기도 한 지난달 30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말은 가덕신공항의 애매한 현주소를 보여준다.
“김해신공항은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총리실 검증위원회 결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하고 다른 입지를 찾겠다는 것인지, 가덕으로 직행한다는 것인지 장관은 답하지 못했다.
정부가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공식 선언하지도 않았는데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가덕도 신공항을 못박은 법이 추진되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탓에 문재인 정부 내 가덕신공항 착공이 가능할 것인지 부울경 주민은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이 신공항을 띄운 이후 최근 2주새 PK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이와 무관치 않다.
PK에서 민주당에 온전히 힘을 실어주지 않는 것은 야당도 특별법을 발의해서가 아니다. “왜 이제서야” 라는 원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문 정부가 의지가 있었다면 좀 더 일찍 할 수 없었나. 임기를 불과 일년 반 남기고 그것도 이런 어정쩡한 결론을 내려놓고 공무원이 움직이길 기대할 수 있을까. 또다시 시간만 끌다가 다음 대선의 공약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도 여전하다.
민주당에선 보궐선거 변수가 생기기도 훨씬 전인 지난해에 이미 총리실 검증이 시작됐다며 선거와 무관하다고 한다. 하지만 검증위 기류가 처음부터 PK에 우호적이진 않았다. 실제로 검증위원회의 검증 보고서를 찬찬히 뜯어보면 막판에 방향을 틀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결국 부울경의 당연한 요구는 수도권 언론을 비롯, 전문가 타이틀을 단 무수한 논리들에 공격을 받게 됐다. PK 주민의 불편감은 이 지점에 있다. 17년간 역대 정권에 배신당한 신공항 이슈에 더 이상 농락당하기 싫어서, 2030 월드엑스포 선정 전 착공을 원해서 신속 절차를 요구하는 것인데 ‘예타’ 통과할 자신 없어서 떼 쓰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지역 주민은 불쾌하다.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발의됐고 신공항은 다시 출발점에 섰다. 이제 신공항을 공약했던 문 대통령이 나설 때다. 정부 부처 엇박자를 정리하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게 가덕까지 안전히 갈 수 있는 길이다.
서울 정치부 차장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