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 져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
아, 이제는 한적한 빈 들에서 보라
고향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고향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필자가 즐겨 듣는 우리 가곡 ‘고향의 노래(김재호 시, 이수인 곡)’가 가슴을 저미게 하는 계절이다. 눈을 지그시 감으면 그림처럼 떠오르는 고향 마을, 눈 내리는 겨울밤 호롱불 밝히고 화롯가에 둘러앉아 정겨운 이야기로 밤을 지새우던 정경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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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프라노 ‘레온타인 프라이스’가 노래하고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하는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음반. |
기나긴 겨울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뒷마당 헛간에 묻어 두었다 가져온 무, 고구마 등을 깎아 먹던 맛을 지금의 그 어떤 간식의 맛과 비교할 수 있으랴. 하지만 이젠 먼 옛날 아련한 추억 속에서나마 떠올릴 뿐이다.
또 한 해가 저문다. 2020년은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지구촌 인류에겐 불행한 한 해였다. 필자 또한 올해는 어떻게 지나 갔는지 ? 하루하루가 살 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다. 물질 만능주의와 포퓰리즘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나 할까? 모두들 다양한 모습으로 한결같이 열심히 살아왔지만 좀 더 겸손하며 정직하고 자연의 섭리에 순응해서 살아가는 삶을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연말연시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 왔지만 전염병의 재 확산으로 모두들 조심하고 움츠리고만 있어야 하니 공허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이럴 때 마음에 위안을 주는 크리스마스캐럴 음반 하나 추천해 본다. 소프라노 레온타인 프라이스가 노래하고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하는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음반이다. 특히 이 음반에 수록되어 있는 아담(Adam)의 ‘O! Holy Night’은 쓸쓸하고 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요즈음 같은 때 가슴을 훈훈하게 채워주는 감동적인 노래다. 이 음반은 카라얀이 1961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해 연주한 녹음이다. 카라얀은 독일 그라마폰 레코드사와의 녹음이 대부분이고 초기엔 영국 EMI 레코드사와의 녹음이 간혹 있지만 이 음반은 영국 데카사의 런던 주빌레 레이블로 녹음한 귀한 음반 중의 하나다.
소프라노 레온타인 프라이스는 미국 출신으로 군둘라 야노비츠, 캐슬린 배틀과 함께 카라얀이 추천한 세계 3대 소프라노 중에 한 명으로 영혼을 울리는 소프라노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소프라노 키리 테 카나와, 캐슬린 배틀 등이 부르는 크리스마스 캐럴이나 King’s college합창단 St. John’s college 등이 노래하는 크리스마스 캐럴은 들뜨기 쉬운 크리스마스 시즌에 은총과 축복으로 포근히 감싸 주기에 충분하다. 필하모니 대표·음악에세이스트